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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창넘어북한] 전문가들이 말하는 북한 코로나19 방역대응 특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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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자는 있는데 확진자는 없다는 북한

월북자 사건으로 코로나19 대응 수준 '국가최대비상체제'로 높여

국가 통제, 선전 시스템, 당 정치국 회의 등 주민 경각심 높이며 철저한 방역 진행

포스트 코로나19 국가 경제 및 체제 안정 유지하려는 의지도

【서울=뉴시스】강영진 박수성 기자 =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6개월 이상 장기화 되면서 최근 방역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개성 출신 탈북자가 북한으로 돌아간 사건으로 북한은 코로나19 국가최대비상체제로 전환하고 특급경보를 내렸습니다. 올해 1월 국경을 신속하게 차단하고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세우며 강력한 초기 대응을 보였던 모습보다 긴박한 느낌입니다. <창 넘어 북한>에서는 북한의 코로나19에 대한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뉴시스 북한팀 박수성입니다. 북한도 우리도 지난 7월부터 2주 넘게 끝없는 장마가 이어져 피해 상황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피해가 더 이상 커지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오늘은 북한의 코로나19에 대해 전문가분들의 말씀을 자세히 들어보면서 이야기 나눠보려고 합니다. 지난 4월 13일 창넘어 북한 첫 방송으로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고 있는 중에도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이는 북한의 코로나19를 다뤘는데요, 코로나19 사태가 6개월 이상 장기화되고 있고, 북한이 최근 부쩍 방역을 강화하고 있어서 다시 이 소재를 꺼내 봤습니다.

3주 전 즈음인 지난 7월 18일 북한으로 돌아간 개성 출신 탈북자가 코로나19 감염자로 의심되는 “석연치 않은”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북한이 발표한 적이 있었죠. 이를 계기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달 25일 당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해 1월에 발표했던 국가비상방역체계를 6개월 만에 국가최대비상체제로 전환하고 특급경보를 내렸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이달 들어 지난 1월 코로나19 초기때보다 오히려 더 방역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정말 비상 상황에 빠진 건 아닐까라는 느낌마저 듭니다. 그렇지만 북한은 여전히 확진자가 “한 명도 나타나지 않고”있다는 게 공식 입장입니다. 북한의 코로나19 사망자가 500여 명에 이른다는 주장들도 있었지만, 우리 정부나 세계보건기구는 북한 당국의 발표를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평양 사무소장은 지난 5일 현재 3,600여명이 격리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지난달 격리자가 61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는데요. 월북자와 1차 접촉한 사람들, 그리고 2차 접촉한 사람들까지 모두 40일 동안이나 격리시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세계보건기구 평양사무소는 월북자 검사결과 코로나19 감염이 확진된 건 아니라고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모범사례로 꼽히는 뉴질랜드, 대만, 베트남 등의 국가들은 모두 북한과 같이 빠르고 강력하게 역외 유입을 차단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북한은 초기 대응으로 국가비상방역체계에 돌입하면서 비상설 중앙인민보건지도위원회를 세워 전국의 방역 사업을 지휘통솔하게 했고, 중앙, 그리고 각 도,시,군에 중앙비상방역지휘부도 만들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행동수칙을 위반할 때는 법적 대응도 가능하게 하는 등 철저한 방역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최지영/통일연구원) “북한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코로나19에 대해 강도 높게 대처하고 있는데요, 1월 중순에 이미 관광을 중단했고, 특히 북중 국경에 대한 출입국 관리를 강화하면서 코로나19 이후에 북중 무역도 크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강도높게 대처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보건의료 상황이 열악한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

(최정훈/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북한이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감염병이 유행되는 시기에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역학고리를 차단하는 수순에 들어갑니다. 북중국경 차단부터 시작해서 모든 북한 주민들의 이동을 차단하고 평양으로 향하는 모든 통로들을 차단하는 대책을 취했는데요, 이것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북한을 제외한 모든 국가보다 북한이 확실하게 할 수 있는 그런 부분인 거 같습니다. 북한은 기존에 체제 유지 차원에서 주민들의 이동이라든가 또 지역 간의 이동 이런 것들을 그 어느 국가보다 철저하게 통제하고 차단하고 있는 시스템을 지금 몇 십년동안 유지하고 있는데, 이번에 코로나 사태에서는 방역 대책에서 기존의 이동과 통제를 훨씬 더 강화했다. 이것을 북한 특유의 나름의 관리 방식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강영실/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북한이 코로나를 감추기 위해서 의사 담당호제를 계속 강조하잖아요. 일일보고체계를 만들고, 장악이거든요 그거는, 통제장악이요. 사실 기술적 대응이죠, 일반 대응이 아니라요. 북한이 두려움에 대한 공포가 되게 커요. 주민들은 모르니까 안이하고, 그 갭을 메꾸기 위해서 당국이 계속 애를 쓰고 노력하는데, 노력할 수 있는 보건의학적인 수단이 북한이 하나도 없어서, 그러니까 선전, 통제, 압박으로 이거로 밖에 해결책이 없다구요.”

이처럼 북한은 철저한 내부 통제로 전염병 확산을 막고 있는데요, 지난 1월 발표한 국가비상방역체계와 이번에 발표한 국가최대비상체제는 어떻게 다른지도 주목됩니다.

(강영실/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첫번째 원인은 국제사회의 팬데믹 확대에요. 반년이 지나서 (방역이) 2단계 격상이 됐고, 국제사회가 (코로나) 변종이 계속되면서 (확진자가) 2-3배로 증가되는 거잖아요. 물자를 어쩔 수 없이 들여와야 되잖아요, 지금 물자를 전혀 안 들여오면 안되는 상황이죠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식량도 좀 들여와야 하고, 바다로부터 시작해서 어선들, 물고기를 잡아주고 물물 교환을 해요. 어느 틈에는 코로나가 묻어 들어올거니까 무서워서 취한, 최대비상체제를 가동하는 거죠. 일촉즉발의 위기가 발생한다는 식으로 아예 강조를 하는 거죠. 주민들이 오히려 안이하지 당국은 두려움을 애초부터 갖었어요. 주민들은 자기가 피부로 못 느끼면 전혀 모르는 거지, 왜냐면 바깥 세상 볼 수 없고, 주변의 코로나 환자를 못 보고 이러니까요.”

(최정훈/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기존의 북한 비상방역체계는 북한 내부에 국한된 차원의 문제였다면, 이번에 최대비상체제는 북한을 좀더 벗어난, 다시 말하면 남한까지 연결시킨 차원의 문제가 되겠습니다. 전염병에서 가장 중요한 게 역학인데, 역학에서 가장 선차적인 부분이 전염원, 다시 말하면 코로나 환자죠. 탈북자가 헤엄쳐서 월북한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이것은 어떻게 보게 되면 북한 당국이 가장 바라던 사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첫째로 북한 당국은 지금 코로나 방역 대책을 철저히 하고 있어 가지고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 주장과 달리, 남한에서는 코로나가 지금 완전히 만연돼 있는데, 거기서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이 북한에 들어왔다. 다시 말하면, 북한에서 코로나 관련해 그 어떤 사태가 발생하게 되면 남한의 책임이다, 책임을 전가하는 이런 목적의 의도일 수 있구요. 두번째는, 탈북자잖아요. 다른 사람도 아닌 탈북자가 갔다가 다시 옴으로써 개성에 코로나 관련 초비상사태가 발생했다, 이거 하고 지금 연결시켜서 (탈북자) 나쁜 이미지를 좀 더 부각시키고 확인시키는, 이런 전체적인 목적 때문에 이번 북한이 탈북자가 월북한 이런 사례를 가지고 인구 30만의 개성을 완전 봉쇄하고, 북한 최고위 간부들이 내려가서 이제 현지조사를 하고 대책을 취한 이런 지금 정치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거죠.“

팬데믹을 염려하는 북한에게 월북 사건은 좋은 핑계거리가 됐고, 북한은 체제 보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노동신문 등 매체를 보면, 북한이 코로나 ‘청정’ 국가라는 이미지를 활용해 체제 선전과 강화에 적극 활용하는 측면도 여럿 확인할 수 있습니다.

봉쇄된 개성지역에 특별 지원까지 하면서 북한이 집중적으로 철저한 방역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가 여전히 궁금합니다.

(이기동/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여러 이유가 있겠죠. 일단은 코로나 자체에 대한 북한 당국의 두려움이 커보입니다. 왜냐하면 북한의 경우에는 보건 의료시설이 취약하구요, 전염병 진단 및 치료 능력이 부족하니까 아무래도 예방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까 통제나 이런 부분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정치적인 이유도 있는데요, 만약에 코로나가 확산이 된다라면 올해 당 창건 75주년이 예정돼 있는데, 당 창건 행사를 대규모로 실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구요. 또 당 창건 75주년을 성공적으로 기념하기 위해서는 지금 현재 여러가지 중요한 건설사업들을 벌이고 있는데요, 그러한 건설사업에 차질이 빚을 수밖에 없는 여건인 거 같습니다. 최근에 노동신문 사설 등을 보면, 보건 사업을 김일성과 김정일의 어떤 치적이자 유훈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만약에 북한에 코로나 환자가 생기고 확산이 된다라면 김정은은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성공적으로 해왔던 방역사업을 실패한 사람이 되기 때문에 김정은의 리더십에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제약이 있는거죠.”

“월북자가 한국에 있을 때 코로나에 걸렸다라는 확진된 증거가 없구요, 그렇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월북 사건 때문에 북한이 최근에 당정치국 회의를 개최하고 코로나 대책 문제를 의제로 다뤘다고 하는데, 월북사건 때문에 그런 거 같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실 국경을 완벽하게 통제하거나 밀무역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최근에 상당수, 몇 천 명이라고 하는 거 같은데, 상당수의 의심환자들을 진단검사 한 걸 보면 최근에 많은 의심환자들이 발생했을 거 같다라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그래서 통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내리지 않았느냐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코로나19 때문에 국경과 밀무역을 통제하면서 올 상반기에 경제난이 한층 심해지는 것도 분명해 보입니다.

(최지영/통일연구원) “유엔의 강화된 제재 때문에 북한 전체 무역의 90%를 차지하는 북중무역이 감소를 했었는데, 특히 수출 같은 경우는 90% 정도 감소했지만 수입은 1/3정도가 감소해서 수출에 비해서는 감소폭이 크지 않았는데, 코로나19 이후에 북중무역이 급감하면서 수입도 같이 큰 폭으로 줄고 있는 현상이 발생했구요. 특히 식량이나 소비재 같은 경우에 중국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서 코로나19로 수입감소가 북한 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주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쌀과 같은 생필품의 물가 변동 현상도 있었습니다.

(최지영/통일연구원) “전체 추세를 보면, 2-4월에 상승한 이후에 5-6월에는 안정화 추세로 돌아서서 이러한 추세가 7월에도 유지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우리가 정확한 정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언론 매체들을 종합해보면 북한 당국이 시장의 한도가격을 부과하는 등 개입하고 있는 흔적이 보이는데, 이러한 개입이 실효성을 나타내고 있다고도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코로나19로 우리를 비롯해 전 세계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듯이, 북한도 단순한 방역 문제가 아니라 코로나 국면 현재와 이후의 국가경제, 체제 안정까지도 염려하고 있는 상황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익명을 원하는 한 북한 출신 전문가는 북한이 당 정치국 회의를 여러 차례 열어 코로나19 방역을 강조한 것은 주민들에게 국가 위기 상황임을 명심하라고 겁을 준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지금 어려운 건 코로나19 때문이지 김정은 위원장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나타내고 있다는 겁니다. 외국의 코로나 19 상황을 시시콜콜 보도하고 있는 점은 북한은 다른 나라보다 훨씬 잘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편 북한에 소식통이 있는 탈북자 단체들도 북한 내부에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19 문제가 체제 유지와도 관련이 큰 문제인 만큼 정보가 유출되는 걸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추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북한 주민들조차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환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다른 곳에서 환자가 발생했더라도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북한 당국이 환자가 발생하면 위로만 보고하고 인접지역에는 알리지 않도록 엄격하게 막고 있다고 북한내 소식통을 가진 탈북자들이 말하고 있습니다.

창넘어 북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pzcmar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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