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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넷플릭스 세상 속으로

[넷.따.잡] 그들이 50년만에 베트남을 찾은 이유(feat.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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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여러분 넷플릭스 보시나요? OTT란 용어가 아직 낯선 가요? 넷플릭스에 가입했어도 뭘 볼 지 고민이신가요? '넷따잡’은 넷플릭스에 대해 여러분이 알고 싶은 모든 것을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따끈한 신작 이야기, 영화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는 뒷이야기 등을 전달합니다.


넷플릭스에는 세계 유명 감독들의 최신작이 적지 않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2017)처럼 촬영 전부터 넷플릭스가 참여하는 영화가 있거나, 완성된 후 배타적인 온라인 상영권을 넷플릭스가 확보하는 작품이 있습니다. ‘Da 5 블러드’가 앞의 경우에 해당한다면 ‘와스프 네트워크’는 후자에 속합니다. 두 영화는 세계적 명장의 신작이라는 공통점에다가 현대사를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한다는 공통분모를 지녔습니다. 이번 주말에도 지긋지긋한 장마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두 수작과 함께 한다면 꽤 슬기로운 ‘집콕’ 생활이 될 듯합니다.

베트남전에 대한 새로운 시선- ‘Da 5 블러드’

한국일보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흑인 전우들은 왜 50년 만에 베트남을 찾은 것일까. 'Da 5 블러드'는 전우의 유해와 황금 찾기에 나선 노장들의 사연을 통해 미국 근현대사를 돌아본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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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미국 흑인 전우 4명이 50년만에 베트남을 다시 찾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정글에 두고 온 분대장 노먼(채드위 보즈먼)의 유해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진짜 목표는 유해와 더불어 묻어둔 금괴를 찾아가는 것입니다. 4명은 50년만에 찾아온 베트남에서 감회에 젖습니다. 노먼과 함께 했던 옛일을 떠올리면서 이들은 미국 역사에 감춰진 흑인의 역할을 되짚습니다. 미국 독립전쟁의 단초가 된 1770년 보스턴학살 사건 당시 시위를 주도했다가 순교한 크리퍼스 애턱스가 흑인이었음을 상기하거나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의 연설 장면을 소환하기도 합니다. “흑인이 미국 인구의 11%”에 불구한 데도 “베트남전 미군 32%가 흑인”이었던 부조리를 들추기도 합니다. 미국에선 베트남전으로 불리고, 베트남에선 아메리카전쟁으로 불리던 ‘전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거지요.

블랙필름의 선구자이자 간판인 스파이크 리의 최신작입니다. ‘똑바로 살아라’(1992)와 ‘말콤 엑스’(1992), ‘블랙클랜스맨’(2018) 등에서 보여줬던 직설화법과 유머가 여전합니다.

“똑바로 살아라” 스파이크 리, 흑인의 눈으로 베트남전쟁을 보다

쿠바를 어떻게 볼 것인가- ‘와스프 네트워크’

한국일보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신작 '와스프 네트워크'. 1990년대 미국에서 활약한 쿠바 스파이들의 모습을 그렸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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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스프 네트워크’도 ‘Da 5 블러드’처럼 국내 관객에게 국제정세와 역사에 대해서 새로운 시선을 제공하는 영화입니다. 쿠바 스파이의 활약상을 통해 쿠바에 대한 편견을 들어내고자 합니다.

구 소련의 붕괴로 공산권이 몰락한 199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미국에는 쿠바에서 탈출한 자유주의 망명 세력이 있는데, 미국 정부는 이들의 활동을 묵인하며 쿠바 공산주의 체제를 허물려고 합니다. 쿠바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스파이들을 미국 땅에 몰래 파견합니다. 쿠바 스파이들은 망명 세력의 쿠바 내 테러 활동을 미리 차단하거나 테러의 배후 인물을 찾아내 쿠바 정부에 알리려고 합니다. ‘와스프 네트워크’는 이들의 활약상을 다큐멘터리 영화처럼 보여줍니다. 쿠바의 입장 또는 제3자의 입장에서 첩보전을 보여주며 쿠바에 대한 편견을 깨려고 합니다.

메가폰을 든 이는 프랑스의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인데요. 한국에도 고정팬이 있을 정도로 세계적인 대가입니다. ‘클라우드 오브 쉴즈 마리아’(2014)와 ‘퍼스널 쇼퍼’(2016), ‘논스톱’(2018) 등 최근작이 한국 시네필 사이에서도 꽤 화제를 모았습니다. 홍콩 유명 배우 장만옥의 전 남편으로도 유명합니다. 장만옥은 부부시절 출연한 아사야스 감독의 ‘클린’(2004)으로 칸영화제 최우수여자배우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아사야스 감독은 2년에 1편꼴로 영화를 꾸준히 선보이면서도 균일하게 높은 완성도를 유지해 왔습니다. 인물들의 심리 묘사에서 장기를 발휘해오곤 했는데 ‘퍼스널 쇼퍼’나 ‘클라우드 오브 쉴즈 마리아’ ‘보딩게이트’(2007)처럼 열린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 영화들이 적지 않는다. ‘와스프 네트워크’는 그의 이전 작품들과 결이 많이 다르기는 합니다. 하지만 아사야스 감독은 이전에도 스파이물 ‘카를로스’(2010)를 만든 적이 있습니다. 1970년대 서방국가들을 긴장시킨 유명 테러리스트 카를로스에 대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 역시 좀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카를로스의 활동을 들여다보며 70년대 냉전체제와 미국의 제국주의적 속성을 들춰냅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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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현유리 기자 yulsslu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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