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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가족애 기반으로 한 '홈술' 문화가 대세 이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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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전문가가 바라본 코로나19 이후 주류 문화

“혼술(혼자 술을 마시는 행위)을 넘어 홈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행위), 홈바, 홈아트, 홈인테리어로 진행되는 것이죠. 여기에서의 술은 단순히 취하는 것이 아닌, 맛과 향을 즐기는 시장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사회 각 분야는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특히 감염 예방을 위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거나 대외 활동을 자제하면서 이와 관련된 분야가 가장 크게 변화하고 있다.

예컨대 비대면 접촉이라는 언텍트(Untact) 문화가 들어섰으며, 여기에 더불어 온라인을 통해 외부와 연결하는 온택트(Ontact) 문화까지 생겨났다. 기업 회식 자리는 크게 줄었으며, 각자 좋아하는 술을 사서 와서 마시는 랜선 회식도 등장했다.

그렇다면 주류 산업 분야에서는 어떻게 변화를 할까. 주류문화 칼럼니스트이자 숙명여대 미식문화 최고위과정 명욱 주임 교수를 통해 확인해 본다.

세계일보

주류문화 칼럼니스트이자 숙명여대 미식문화 최고위과정 명욱 주임 교수


─코로나19 이후 주류문화는 어떻게 바뀔 것으로 예상하는가.

“코로나19 이후 혼술, 홈술 시장의 트렌드가 더욱 가속화됐습니다. 단순히 홈술, 혼술 시장의 트렌드만 움직이지 않고, 이제는 홈인테리어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혼자 집에서 술을 마시다 보니, 보다 색다르고 다양하게 마시기 위해 집을 꾸미기 시작한 거죠. 혼술, 홈술 문화는 홈바, 홈아트, 홈카페, 홈시어터, 홈엔터테인먼트로 이어지는 홈코노미(홈+이코노미)로 연결됩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이끄는 곳은 어디인가.

“대부분 언택트, 온택트를 이야기하며 랜선 쇼핑과 무인 계산기 등 비접촉 분야를 언급합니다. 간과하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지역 상권’입니다. 과거 백화점, 마트와 같은 밀집 시설이나 신촌, 홍대와 같은 메가 상권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발병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피하다 보니 지역 상권을 찾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논리로 최근 편의점 매출이 많이 늘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지역 상권이 잘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작더라도 전문성이 있는 동네 매장이 인기를 끌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봅니다.”

세계일보

─전통주 시장은 어떻게 바뀔 것 같은가.

“전통주 시장 역시 코로나19로 많이 힘든 상황입니다. 기본적으로 행사 때 전통주가 많이 팔리는데, 이러한 부분이 확 줄었거든요. 다만 주류 중에 유일하게 온라인으로 판매가 된다는 점이 전통주 활로 개척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단순히 막걸리나 소주가 아닌, 크래프트적 감성을 담은 창의적인 술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오미자로 만든 와인, 좁쌀로 내린 소주 등. 여기에 전통주 구독 서비스 술담화와 같이 전통주 관련 콘텐츠가 새롭게 나오고 있습니다. 그 영향으로 2030 세대의 소비 비율이 늘고 있습니다.”

─반면 외국 주류 시장은 어떤 상황인가.

“일본의 경우 맥주 순위가 바꿨습니다. 바로 1위였던 아사히 맥주가 2위로 내려앉은 것이죠. 반대로 1위로 올라선 것은 기린 맥주입니다. 아사히 맥주는 매출의 60%가 요식업 시장이었습니다. 하지만 기린은 3:3:3비율로 요식업, 홈술, 문화상품라인으로 상품 카테고리를 다양화했습니다. 이렇게 고객층이 다양한 것이 오히려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즉 변수가 많은 코로나19 시대에는 이렇게 고객층이 다양한 것이 오히려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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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마케팅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

“포스트 코로나의 시대는 가족과 관련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편한 마음으로 식사를 함께할 수 있으며, 마스크를 벗고 편안히 이야기할 수 있는 유일한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친구와 마시는 술보다는 아버지와 아들, 어머니와 딸, 형과 동생, 언니와 동생이 편하게 마시는 술 문화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소비 패턴은 주류 뿐만은 아닐 겁니다. 식음료, 외식 등 전체적인 라이프 스타일이 더욱 가족 중심으로 될 것 같습니다. 결국 최종적으로 믿을 것은 가족이니까요.”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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