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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런 전통 떡차 맛보셨나요… 떡차 대중화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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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전남 장흥 예단원에서 판매하고 있는 청태전. 예단원 제공


녹차 일색의 전통차에서 최근 ‘녹차 수도’ 전남 보성 ‘뇌원차’와 장흥 ‘청태전’을 복원해 ‘떡차’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떡차’는 찻잎을 쪄서 절구에 찧은 후 떡처럼 틀에 박아내서 둥글 납작한 덩어리 모양으로 만든 고형차(固形茶)를 말한다. 차를 떡 모양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틀에 따라 엽전 모양으로 만들어 ‘돈차’ 혹은 ‘전차(錢茶)’라고도 불린다. 만든 후 꼬챙이에 꿰어 말려 ‘곶차(串茶)’, 끈에 꿰어 보관∙운반해 ‘벼리차(綱茶)’라고도 불리기도 했다.

떡차는 만들어서 말리는 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편이다.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리는 ‘구증구배’ 과정을 거쳐 만든 떡차도 있다. 이렇게 만든 떡차의 모양은 대개 둥글거나, 네모지거나, 또는 오각, 육각, 팔각, 원추형이지만 새나 물고기 모양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기도 했다.

떡차의 종류는 크게 두 종류인데, 증제 떡차와 부초 떡차, 두 종류다. 증제 떡차는 찻잎을 증기로 익혀서 만든 것이다. 부초 떡차는 찻잎을 가마솥에 넣어 볶아서 틀에 박아내서 만든다.

증제 떡차는 생차 잎을 시루에 넣어 쪄낸 다음, 절구통에 넣어 찧어 내 틀에 박아내서 건조 시킨 덩어리 차다. 부초 떡차는 찻잎을 볶고 비비고, 건조해서 잎차를 만든 다음 선별해서 강한 증기로 쪄서 틀에 넣어 박아내서 만든 잎차 떡차다.

이런 떡차는 보이차처럼 찻잎의 모양이 그대로 살아있는 게 특징이다. 이렇게 만든 떡차는 제조 1년 후부터 마시는 게 보통이다. 생산 후 1년이 지나면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녹차와 달리 오래 시간 보관해도 맛이 변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보성, ‘뇌원차’ 시장 진출

전남 보성군은 ‘뇌원차’를 통해 비발효차 일색이었던 차 시장에 발효차로의 변화와 이동을 꾀하고 있다. 지난 6월 ‘뇌원차’ 복원 중간 보고회를 진행했다. 뇌원차는 고려시대 왕실에서 사용했던 차로 진다 의식(차를 올리는 의식)뿐 아니라 죽은 신하에게 내리는 장례용, 거란에 보내는 예물용, 신하에게 내리는 하사용 등으로 사용됐다. 팔관회와 연등회 등 국가 행사에도 사용됐다.

목포대학교 산학협력단 조기정 교수팀은 보성지역 자생차 101곳 중 득량 다전마을 차나무(430년)와 회천 일림산 주변의 자생차를 채취해 지난 4월 10일 뇌원차를 복원, 제다했다.

뇌원차는 사각형태의 떡차로 일반 떡차와는 다른 제다 공정을 거치며 첫 맛은 구수하고 부드러우며 끝 맛은 깔끔하고 향기롭다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떡차는 제조 1년이 지나야 맛을 파악할 수 있어, 뇌원차의 정확한 맛을 평가하기는 이르다.

보성군은 ‘뇌원차’로 고급 차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고려 궁중차’를 앞세우는 마케팅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도 시도한다.

◆장흥, 청태전으로 떡차 대중화 도전

청태전은 삼국시대부터 근세까지 남해안지방을 중심으로 존재했던 차로 중국 당나라 육우(陸羽)의 ‘다경’의 영향을 이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청태전은 발효과정에서 바다에서 나는 푸른 파래나 이끼가 낀 것처럼 변한다고 해서 명명됐다.

청태전의 역사는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종실록 지리지’, ‘동국여지승람’, ‘경세유표’를 비롯한 여러 문헌에 청태전의 존재가 등장하고 신라 말기에 장흥 보림사에서 처음으로 돈차가 재배됐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세종실록 지리지’에는 전국 19곳의 차 만드는 다소(茶所) 중 13곳이 전남 남해안에 몰려 있다. 장흥군은 몇 번의 실패 끝에 지난 2006년 ‘청태전’을 복원했다.

‘청태전’은 제조 과정이 길고 복잡한데다, 야생 차나무에서 채취하다 보니, 생산비가 높은 것이 대중화의 걸림돌이다. 장흥군은 ‘청태전’의 대중화를 위해 야생 차밭 대신 평지 차밭을 조성해 대량 재배를 시도할 계획이다.

보성∙장흥=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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