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문찬석 광주지검장. 경향신문 자료사진

최근 사의를 표명한 문찬석 광주지검장이 최근 단행된 고위 검사급 인사를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를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운 인사”라고 비판했다. 문 지검장은 전날 한직으로 분류되는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발령이 난 뒤 사직서를 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 지검장은 전날 오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를 통해 사퇴글을 남겼다. 그는 지난 7일 법무부가 발표한 고검장·검사장급 인사에 대해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 검사들’이니 하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이런 행태가 우려스럽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자신의 인사를 가리켜서는 “굳이 이렇게 까지 하는지, 참 이런 행태의 인사가 언제까지 반복되어야 하는지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했다. 아울러 “전국시대 조나라가 인재가 없어서 장평전투에서 대패하고 40만 대군이 산채로 구덩이에 묻힌 것인가”라며 “옹졸하고 무능한 군주가 무능한 장수를 등용한 그릇된 용인술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하는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팀은 치명적인 잘못을 범했다”며 “기소된 범죄사실을 보면 단순하기만 한데, 온 나라를 시끄럽게까지 하면서 수사팀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의혹을 생산해 내는 이런 수사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에 대해 지휘권을 발동한 추 장관에 대해서는 “역사상 최초로 검찰청법에 규정된 총장의 지휘감독권을 박탈하는 위법한 장관의 지휘권이 발동되었는데, 그 대상 사건의 실체가 없는 것 같다”며 “이 정도면 사법참사”라고 지적했다.

문 지검장은 지난 2월 대검에서 열린 전국지검장 회의에서 당시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기소하라는 윤 총장의 지시를 거부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비판했다. 문 지검장은 이에 대해 “검찰의 지휘체계가 무너져갈 것을 우려해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이라고도 말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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