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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물폭탄에 전국 쑥대밭… 태풍까지 한반도 덮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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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재산피해·이재민 속출

광주·전남서 10명 사망·1명 실종

섬진강 제방 붕괴에 곳곳 침수

11일까지 최대 500㎜ 더 올 듯

세계일보

9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의 한 마을 주택과 축사 지붕에 소들이 올라가 있다. 이 소들은 주변 축사에서 사육하는 소들로 전날 폭우와 하천 범람에 물에 떠다니다가 지붕 위로 피신, 이후 물이 빠지면서 지상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머물러 있다. 연합뉴스


전국에 ‘물폭탄’이 쏟아졌다. 특히 광주와 전남 지역에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최고 587㎜의 기록적인 호우로 인한 산사태 등으로 10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제5호 태풍 ‘장미’까지 북상 중이어서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전북 장수군 번암면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에 매몰됐던 50대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날 전남 담양군 무정면에서는 폭우로 침수된 집을 빠져나와 대피소로 이동하던 8살 남자 어린이가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전날 전남과 전북, 경남과 부산에는 오전에만 300㎜ 넘는 비가 쏟아져 산사태와 농경지 침수 등 피해가 잇따랐다. 섬진강 제방이 무너지고 섬진강댐과 용담댐 방류로 임실·무주 지역 등에서 침수가 발생했다.

경남 하동군 화개면 화개장터는 32년 만에 상가 등 208동이 침수되고 주민 130여명이 대피하는 피해를 입었다. 전남 구례군은 읍내 시가지 일부가 침수돼 도시가 일시 마비되기도 했다.

충남 금산에서는 용담댐이 초당 물 3200t을 방류하면서 부리면과 제원면의 하천 제방이 무너져 주민 250여명이 몸을 피했다. 전날 폭우가 쏟아진 광주에서는 일부 도로와 주택이 물에 잠기며 412명, 전남에서는 242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최대 45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지며 비 피해가 잇따른 경남 창녕에서는 낙동강 일부 제방이 유실돼 구학마을과 죽전마을 등 2개 마을이 물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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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기준 전국 이재민은 전북 남원, 전남 담양·구례, 경남 산청 등 11개 시·도에서 총 5971명(3489세대)으로 집계됐다. 행안부는 지난 1일부터 이날 오전 10시30분까지 30명이 사망하고 12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했다.

전날 오전 기준으로 누적 강수량은 곡성 587㎜를 비롯해 구례 541㎜, 담양 418.6㎜, 화순 398.8㎜, 장성 394.8㎜, 광주(북구) 503㎜ 등이었다.

침수지역 물이 빠지지 않으면서 복구작업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데 태풍까지 북상하고 있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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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채로 잠긴 구례읍 지난 7일부터 남부지방에 최고 587㎜의 폭우가 내린 가운데 8일 섬진강에서 넘친 강물이 전남 구례군 구례읍으로 흘러들면서 주택가가 흙탕물에 잠겨 있다. 구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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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 섬진강 지류인 서시천의 제방이 무너져 수해를 입은 비닐하우스 위에 도로 안전 구조물이 올라가 있다. 연합뉴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은 이날 오전 3시 일본 오키나와 남남서쪽 600㎞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뒤 시속 37㎞로 북쪽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태풍 ‘장미’는 우리나라가 제출한 이름이다. 태풍 장미는 10일 오전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나 오후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올해 여름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첫 태풍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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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광주 북구 신안동 한 아파트에서 전날 집중호우로 신안교가 범람하며 침수된 지하주차장의 배수 작업이 이틀째 이루어지는 가운데 물에 잠긴 일부 차량이 보인다. 연합뉴스


태풍의 영향으로 11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장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경남과 제주도에 많은 비가 오겠다. 이날부터 11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100∼300㎜, 많게는 50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김유나·이진경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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