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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용담댐 방류로 금산 일대 마을 ‘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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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주민 406명 긴급 대피

제방 무너지고 논밭 등 침수

세계일보

“6년 키운 인삼인데…” 계속된 집중호우로 전북 진안군 용담댐이 홍수조절을 위해 방류량을 늘리면서 9일 하류 지역인 충남 금산군 제원면 일대를 지나는 천내강이 범람해 인근 인삼밭이 물에 잠겼다. 금산=연합뉴스


“6년 동안 애지중지 키운 인삼인데 물에 잠겨 폐기처분하게 생겼어요.”

9일 오후 충남 금산군 부리면 평촌리 인삼밭에서 수마가 휩쓸고 간 들판을 바라보던 주민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부리면과 제원면 10개 마을은 전날 전북 용담댐에서 초당 3200t을 방류하면서 불어난 하천물에 잠겼다. 제원면과 부리면에서는 집중호우에 의한 용담댐 방류로 하천제방이 무너지면서 40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부리면에서는 90여가구 219명이 부랴부랴 몸만 빠져나와 마을회관과 초등학교 등으로 대피했고 농경지 471㏊가 침수됐다.

물이 빠지자 삶의 터전으로 달려나온 주민들은 우두커니 침수 현장을 바라보며 하늘을 원망했다. 특히 인삼밭 그늘막이 침수로 무너져 내리자 6년 농사를 망쳤다며 막막해했다. 농민들은 팔을 걷어붙인 채 흙 속에서 그나마 쓸 만한 인삼을 골라내느라 안간힘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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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내린 폭우에 움푹 파헤쳐 망가진 충남 아산시 송악면 송악리 한 임도. 연합뉴스


한 농민은 “수확 직전의 인삼이 이 모양이 됐으니 어쩌면 좋으냐”며 “물 먹은 인삼을 어떻게 처분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비가 많이 올 것 같으면 미리미리 댐 물을 뺐어야지 갑자기 쏟아내면 하류 주민들은 죽으라는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산 일부 지역에는 수돗물 공급이 끊겼다. 용담댐 방류량 증가로 전북 진안군 안천면 도수가압장이 물에 잠겼기 때문이다. 금산읍, 금성면, 군북면, 추부면, 진산면, 복수면 일부 마을이 단수됐다. 금산군은 비상급수용 물차와 병물을 공급하고 있다.

천안=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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