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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의암댐 사고 나흘째… 실종자 수색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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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드론·헬기도 못 띄워

경찰관 등 사고 시신 2구 발견

실종자 가족 “市가 작업 지시”

세계일보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가 발생한지 사흘째를 맞은 가운데 8일 강원 춘천시 남산면 서천리 의암댐 하류 경강대교 인근에서 전날 발견됐던 경찰정을 인양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춘천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 나흘째인 9일 오전 실종자 수색 작업이 재개됐지만 비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9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소방, 경찰, 군장병, 공무원 등 인력 총 2558명과 헬기 10대, 보트 72대 등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모레까지 최고 500㎜의 호우가 예보되는 등 폭우 때문에 드론과 헬기를 동원한 항공수색 작업 등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수색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또 빗물 유입으로 북한강 유속이 빨라 보트를 이용한 수색작업도 난항을 겪었다.

이에 앞서 8일 오후 2시쯤 춘천시 서명 덕두원 북한강변에서 시신 2구를 발견해 인양했다. 발견된 실종자는 경찰관 이모(55) 경위와 민간 수초업체 직원 김모(47)씨로 확인됐다. 이 경위는 발견 당시 근무복 차림이었고 버드나무를 꽉 붙잡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발견된 장소는 의암댐에서 아래 방향으로 2㎞쯤 떨어진 곳이다. 환경감시선에 탔던 황모(57)씨와 권모(57)씨, 춘천시청 이모(32) 주무관은 실종된 상태다.

한편 이 주무관의 가족들은 사고 전 차량 블랙박스에 저장된 대화 내용을 토대로 인공 수초섬 작업을 지시한 사람이 있다고 주장하며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이 주무관의 가족들은 8일 사고수습대책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 주무관이 6일 사고가 나기 전 집에서 수초섬으로 이동하는 차량 안에 달린 블랙박스의 녹음 내용을 공개했다. 가족들은 “사고 당일 이 주무관이 집에 있다가 누군가와 통화를 한 뒤 급하게 수초섬이 있는 현장으로 나갔다”며 “상사 등 누군가의 지시를 받지 않았으면 휴가 중인 아이가 왜 나갔겠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블랙박스에는 6일 오전 10시44분쯤 이 주무관이 “미치겠네 미치겠어. 혼자만 또. 나 또 집에 가겠네. 징계 먹고”라고 혼잣말을 하며 흐느끼는 음성이 담겨 있다고 가족들은 설명했다.

세계일보

의암호 선박 전복 사고 발생 나흘째인 9일 강원 춘천시 서면 인근 북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자 수색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 주무관은 출산휴가 첫날 업무에 나섰다가 참변을 당한 새내기 공무원이다. 이 주무관은 임용된 지 18개월 정도 됐으며 50여일 전 아내의 출산으로 특별휴가 중 작업에 나섰다가 실종됐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이번 사고 책임이 있는 춘천시장의 사퇴와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박연직 선임기자 repo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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