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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정권 말 잘 들으라 대놓고 경고" 검사들 '추미애 인사' 거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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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애완용 검사들이 득세", 법조계 "충성 경쟁 더 심해질 것"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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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지난 7일 발표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대해 법조계에선 '친(親)정권 검사들에 대한 포상 인사' '특정 지역 독식'이란 거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검사 출신 김웅 미래통합당 의원은 "정권의 앞잡이, 정권의 심기 경호가 유일한 경력인 '애완용 검사'들이 득세하는 세상이 됐다"고 했다.

"정권 앞잡이, 애완용 검사 득세"

이번 인사에서 승진하거나 요직으로 영전한 검사 상당수는 현 정권에 유리한 방향으로 수사를 틀거나 뭉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전직 검찰총장은 9일 본지 통화에서 "검찰 중립성이 깡그리 무시된 인사다. 현 정권이 내세우는 검찰 개혁과는 정반대되는 인사"라고 했다. 한 간부급 검사는 "현 정권 관련 수사를 하거나 비판 의견을 낼 경우 언제든지 보복을 당할 수 있다고 대놓고 경고하는 인사"라고 했다. 한 현직 검사는 "물갈이 인사를 통해 언제든 갈아버릴 수 있다는 불안이 검사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고 했다. 검찰 출신의 최창호 변호사는 "수시로 인사를 함으로써 조직원들에게 충성 경쟁을 요구하면서 줄을 세울 수 있다"고 했다. 검찰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본지 통화에서 "정권과 같이 가면 승진하고, 반항하면 쫓겨난다는 게 이번 인사 메시지"라며 "친정권 검사들 간 충성 경쟁이 더 심해져 현 정권 수사는 무력화될 수 있다"고 했다.

또 검찰 최고 요직으로 꼽히는 이른바 '빅4(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공공수사부장)'가 모두 호남 출신 검사들로 채워진 데 대해서도 한 부장검사는 "상상하기도 힘든 인사다. 국민 눈치를 전혀 보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했다.

秋 '원칙 인사' 발언에 "외계어 구사"

그런데 추미애 법무장관은 인사 다음 날인 8일 자기 페이스북에 "원칙에 따른 인사를 했다"고 했다. 이어 "이제 검찰에서 '누구누구의 사단'이란 말은 사라져야 한다"며 "출신 지역을 골고루 안배하는 것이 검사장 승진 원칙 중 하나였다"고 했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추 장관은 (요즘) 외계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번역이 필요하다"며 "'추미애 사단'은 사단이 아니고 '이성윤 라인'은 라인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했다. 현 검찰 수뇌부가 '윤석열 사단'이 아닌 친정권 성향의 '추미애·이성윤 사단' 일색으로 채워진 것을 꼬집은 것이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학 후배인 이성윤 지검장이 승승장구하고, 이번 인사에서 역대 네 번째 여성 검사장이 된 고경순 서울서부지검 차장이 추 장관의 한양대 법대 후배인 건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라고 했다.

한편 여당은 이번 인사로 영전한 검사들을 감싸며 또다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를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9일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선 윤석열 총장 같은 사람들이 뽑혀 나가야 한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 김두관 의원도 "윤 총장 해임 결의안을 준비할 테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달라"고 했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애완용 검사 득세'를 언급한 김웅 의원에겐 "(김웅 의원은) 윤석열 총장의 대변인이냐"고 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문찬석 광주지검장에 대해 "지질하기 그지없다"고 비난했다.



[이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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