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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김상회의 사주속으로] 역지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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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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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살 집을 직접 짓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귀촌해서 한적한 곳에 짓거나 획일적인 아파트가 지겨워서 자기만의 집을 짓기도 한다. 자기 손으로 직접 나서는 사람도 있고 전문가에게 맡기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집짓기는 의외로 쉬운 일이 아니다.

자재나 비용 문제로 싸움이 생기기도 하고 집 모양이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라지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집을 완성하려면 속을 꽤 썩여야 한다. 정기적으로 상담을 오는 건축사가 있다. 건축사로 일하면서 남의 집만 지어주다가 최근에 자기 집을 짓기 시작했다.

그는 아파트 생활을 벗어나 교외에 살고 싶었다. 공사가 거의 마무리되는 시점인데 그가 진심이 담긴 말을 했다. "집 공사 의뢰한 사람들의 마음을 알겠더라고요." 자기가 집 짓는 일을 하는 사람인데도 공사하는 측과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고 한다.

직접 겪어보니 의뢰인들이 왜 그렇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했는지 잦은 충돌이 생겼는지 이해가 되더라는 것이다. 역지사지가 어떤 뜻인지 온몸으로 깨달았다. 역지사지는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해본다는 의미이다. 세상살이에서 참 중요하다.

그런데 실천하기는 정말 어렵다. 남들과 충돌이 많은 사주는 고집 세고 남의 말은 듣지 않으며 자기 생각만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독불장군형인 장성살 사주가 그렇고 오행이 한쪽으로 몰리면서 토가 많을 때도 그렇다. 이런 사람들은 역지사지라는 말을 마음에 담고 살면 많은 도움이 된다.

충돌이 생기려고 하면 역지사지를 한 번씩 생각하면 된다. 잠깐만 남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면 제 생각이 꼭 옳기만 한 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잠깐의 역지사지로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려 살 수 있다면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생활의 지혜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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