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체계 이상 질환으로 왼발 변형
중국 네티즌 웃고 울며 쥔시 건강 기원
중국 산둥성 7세 꼬마 쥔시는 세상 아무 걱정 없는 표정으로 신나게 춤을 추는 모습을 찍어 매일 동영상에 올린다. 이미 100만 넘는 팬이 있다. 자세히 보면 왼발이 난치성 질환으로 변형된 걸 알 수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
주인공은 올해 7세로 산둥(山東)성 타이안(泰安)에 사는 양쥔시(楊峻熙)다. 동영상 속에서 쥔시가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면 보통 사람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관찰하면 그의 왼쪽 다리와 발이 다르다는 걸 발견할 수 있다.
두 살 때부터 증상이 나타났다. 이 병원 저 병원 다닌 끝에 다섯 살 때 낭창성지방층염(lupus panniculitis)을 앓고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 병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만성 염증이 발생하며 면역력이 떨어지는 난치성 질환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산둥성 타이안의 7세 꼬마 쥔시는 악동 같은 얼굴 표정으로 춤을 춘다. 춤을 추면 왼발과 다리가 계속 변형되는 질환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 인민망 캡처] |
쥔시의 부모는 치료비 마련을 위해 집을 팔았고 이미 20만 위안(약 3400만원) 이상을 의료비로 사용했다. 현재는 부모 모두 산둥성 웨이하이(威海)로 나가 일해서 번 돈을 약값으로 보내고 있다.
왼쪽 다리와 발에 생긴 질환에도 불구하고 매일 춤을 추는 7세 꼬마 쥔시의 모습은 할머니 리창윈이 휴대폰으로 찍어준다. [중국 인민망 캡처] |
한데 쥔시는 굳이 밝은 표정을 지으려 애쓴다. 특히 지난해 4월 중국인들이 공터에서 단체로 모여 춤을 추는 광장무(廣場舞)를 본 뒤부터 춤에 푹 빠졌다. 이후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거나 매일 춤을 추며 이를 동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게 일과가 됐다.
쥔시가 비록 어리긴 하지만 두 가지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게 할머니의 설명이다. 우선 자신의 병이 고치기 어렵고 돈도 많이 드는데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하자는 취지로 보인다고 한다.
중국 산둥성의 7세 꼬마 쥔시의 춤엔 두 가지 목적이 담겼다. 더는 왼발의 변형을 막고 다른 한편으로 자신이 잘못될 경우엔 가족에 기념으로 남기기 위해서다. [중국 인민망 캡처] |
“나는 춤을 좋아해요. 춤을 추면 내 다리를 단련할 수 있고 다리가 더는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쥔시는 말한다. 갈수록 변형되는 왼쪽 다리와 발의 이상을 막고자 하는 눈물겨운 의지의 표현이다.
두 번째는 “자신이 잘못될 수도 있다는 걸 아는 모양”이라고 할머니는 말한다. 그럴 경우를 대비해 할머니와 부모 등 가족에게 동영상 기념품을 남기려 한다는 것이다. 일부러 말괄량이 같은 밝은 표정을 짓는 이유이기도 하다.
춤추는 소녀 쥔시는 병이 나아 자신이 크면 돈을 많이 벌어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게 꿈이라고 한다. [중국 인민망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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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쥔시의 춤추는 동영상 사연에 중국의 많은 네티즌이 “꿈이 있으면 기적이 일어난다”, “힘내라 꼬마야, 너는 정말 멋져” 등과 같은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쥔시의 장래 희망은 “돈을 많이 벌어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라고 한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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