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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악플 시달리다 눈물 흘리며 떠난 '뒷광고' 실태 폭로자 홍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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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뒷광고'실태를 폭로했다가 각종 비난과 악플에 시달려 온 유튜버 홍사운드가 10일 활동을 중단했다. [사진 홍사운드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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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방송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뒷광고’ 실태 폭로자, 유튜버 홍사운드가 10일 은퇴를 선언했다. 내부고발자라는 이유로 악플에 시달려 온 그는 마지막으로 올린 해명 영상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164만 구독자를 보유한 먹방 유튜버 홍사운드는 10일 새벽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뒷광고 논란에 대한 해명 및 전할 말씀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홍사운드는 “제게 ‘네가 뭔데 뒷광고를 정의하느냐’는 사람들이 있다. 그 용어는 신조어고 참PD님이 처음 사용했다. 광고주에게 돈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광고라고 표시하지 않거나 광고가 아니라고 거짓말하며 시청자들을 속이는 행위를 뜻한다”며 “제가 정의 내린 게 아니라 그분들 뜻 그대로 ‘중간남’ 영상 2분2초쯤에 정확하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8분33초 내용에 대한 오해도 ‘상세보기에 적어두면 무조건 뒷광고’라고 생각하시는데, 그때 말한 건 이미 뒷광고를 하고 있던 유튜버들이 다른 유튜버와 광고가 겹쳐서 들키기 쉬울 경우 상세보기 최하단에 안 보이게끔 써놓았는데, 이걸 지금 다시 적거나 유료광고 포함 체크를 하며 그런 적 없던 것처럼 대응하고 있다는 상황에 대해 말씀드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10분15초에 나오는 공정거래위원회 예규 내용 역시 ‘선물이다’ ‘○○이 보내줬다’ 등과 같은 표현이 모두 불명확한 광고 고지에 해당하기 때문에 9월 1일 이후로 쓰면 안 된다는 걸 말 한 것”이라며 “이걸 오해해서 ‘홍사운드는 9월 1일 규정 가지고 지금까지 한 사람들 다 뒷광고라고 하네’라고 말하는데 너무 속상하다”고 했다.

홍사운드는 뒷광고 유튜버들의 진정성 없는 사과가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기 잘못을 최대한 작게 말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 그러나 본인이 돈을 받았음에도 표기를 빠뜨린 부분에 대해 ‘일부 표기를 누락한 적도 있었습니다’는 식으로 짧게 해명하는 건 옳지 않다”며 “사람들이 ‘이 정도는 모를 수 있지, 실수 아닌가?’라고 생각할 만한 부분만 크게 부풀려서 쓰니 다른 유튜버들에게도 피해가 간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걸 본 일부 구독자들이 다른 유튜버들에게 가서 ‘너는 왜 사과 안 하냐’고 따지면 뒷광고를 하지 않았던 유튜버들도 ‘아 나도 뒷광고인가?’하다가 사과문을 올린다”며 “얼떨결에 사과한 분들은 당당해져라. 본인 가슴에 손을 얹고 뒷광고를 하지 않았다는 사람은 ‘난 한 적 없다’고 말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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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광고'실태를 폭로했다가 각종 비난과 악플에 시달려 온 유튜버 홍사운드가 10일 활동을 중단했다. [사진 홍사운드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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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고발은 본인 이미지를 챙기기 위한 쇼다’ ‘돈을 더 잘 버는 유튜버에 배 아파서 그런다’ 등의 근거 없는 비난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홍사운드는 “유튜버나 연예인이 이미지를 챙기려는 이유는 그게 돈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 이 상황으로 제게 광고가 더 많이 들어올 것 같나. 오히려 굉장히 손해를 보는 상황”이라며 “과거 중간남 영상으로 치킨 프랜차이즈 폭로를 이어갔던 것도 마찬가지다. 저는 치킨 먹방이 메인인 유튜버였으나 사실상 치킨 광고를 다 포기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또 “중간남 조회수를 위한 것이었다는 주장도 있는데 그걸로 100만 조회수 10개 터지는 것보다 치킨 광고 하나 찍는 게 수익이 더 높다. 제가 바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돈 잘 버는 유튜버들에게 배가 아팠다면 제가 뒷광고를 열심히 찍지 않았겠느냐. 지금이라도 단가 500만원만 받을 테니 연락 달라고 하면 한 달에 30개도 할 수 있다. 그렇게 4개월만 해도 5년 동안 유튜버로 번 돈보다 많이 벌 수 있다”며 “차라리 뒷광고를 열심히 해서 이런 오해를 받는 거면 억울하지라도 않다. 그럼 저는 지금쯤 남들이 부러워하는 좋은 집에서 하하호호 보고 있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유튜버 그만두면 당장 다음 달부터 생계 걱정해야 한다. 아내는 구직 활동 다니기로 했다”며 “지난 5년간 구독자분들과 신뢰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는데 요즘은 그게 우리 가족을 위해 옳은 선택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홍사운드는 마지막으로 일부 시청자가 해명을 요구한 ‘삼양라면’ ‘호캉스’ ‘오돌뼈’ 영상 뒷광고 의혹에 대해 설명했다.

삼양라면 영상에 대해선 “삼양라면은 텍스트, 음성 등으로 모두 광고 협찬임을 설명했다. 업체 측에서 다른 방법의 표시를 요청했고 상세보기 최상단에 적어뒀다”며 “많은 사람이 광고임을 인지할 수 있도록 댓글을 쓰고 최상단에 고정까지 시켜놨다”고 설명했다.

호캉스 영상을 두고는 “제 인스타그램에만 올리는 조건으로 숙소와 식사를 제공받았는데, 그쪽에서 영상 업로드를 물어보더라”며 “그때 당시 구독자 1만 명 정도였던 ‘홍사운드 플러스’ 채널에 아무 대가 없이 올렸고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셨다. 그래서 더 칭찬받고 싶은 마음에 홍사운드 채널에 다시 올린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오돌뼈 영상은 인트로와 영상 내 대화 내용 등 포맷을 설정하고 찍은 영상이었음에도 시청 지속 시간이 짧았고 심지어 구독취소를 하는 분들도 있었다”며 “편집자님께 의견을 물었고 실패한 영상이므로 내리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권유에 스스로 내린 영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영상 하나로 제가 지금까지 뒷광고를 해왔던 것처럼, 여러분을 항상 속이고 한 달에도 수십 번씩 기만한 다른 뒷광고 유튜버와 똑같은 취급을 받으니 너무 속상하다”며 “어떻게 지난 5년간 영상 내에 광고를 표시하려고 노력한 사람과 내돈내산(내돈주고 내가샀다)인 척 소비자를 속였던 유튜버와 똑같다고 말씀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홍사운드는 마지막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건 파장이 커져서 이제는 어떤 기업도 절대 뒷광고를 제의하지 않을 거다. 유튜브를 시작하는 분들이나 정직하게 하고 계신 분들께도 좋은 일”이라며 “여러분도 뒷광고 걱정 없이 시청할 수 있을 테니 잘 된 거다. 저는 그거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먹방을 접고 떠나겠다. 160만 구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잘생기지도 않았고 재미도 없고 잘하는 것도 별로 없는데 여러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너무 행복했다. 5년 정도 좋은 꿈을 꿨다고 생각하겠다”며 결국 눈물을 흘렸다.

홍사운드는 “저는 당분간 유튜브에 들어오지 않고 댓글도 보지 않을 예정”이라며 “그러니 저에게 어떤 말을 하셔도 괜찮은데, 부디 다른 채널가셔서 악플달거나 하는 일은 이제 멈춰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네티즌들은 “잘못된 걸 용기 내 밝힌 사람이 왜 떠나야 하느냐” “정직하게 방송해온 사람만 피해를 봤다” “뒷광고 유튜버들은 반성해야 한다” 등의 댓글을 달며 안타까워 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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