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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유럽 마지막 독재자’에 독일 “조직적 선거부정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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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부 대변인 "선거결과에 정당한 의구심 있어"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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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며 독재를 이어가게 되자 독일 정부가 선거 결과에 의구심을 드러냈다고 10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스테판 세이버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번 선거에 대해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정당한,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 선거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하지 않았다”며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직적인 부정과 선거법 위반에 대한 수많은 보도가 신빙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 정부는 벨라루스 정부가 대선 결과에 반발한 야권 지지자들을 체포한 것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세이버트 대변인은 “평화적으로 시위하는 이들을 상대로 폭력을 사용한 것”이라며 “이 나라의 정치 지도자는 시민의 뜻을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전날 벨라루스에서 실시된 대선에서 6기 집권에 도전한 루카셴코 대통령은 80%의 득표율로 재임에 성공했다. 지난 1994년부터 26년 동안 벨라루스를 철권 통치해온 루카셴코 대통령은 안정적이고 점진적인 성장, 국민 복지 향상, 법치 강화, 국가주권 수호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는 별명을 가진 루카셴코 대통령은 재임 기간 내내 언론과 야권에 재갈을 물리고 약 80%의 산업을 국가 통제하에 두는 등 옛소련식 권위주의적 통치를 해왔다.

이번 대선에는 루카셴코 대통령을 비롯해 총 5명이 출마했지만 최대 경쟁자로 꼽히던 여성 야권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37)가 9.9%를 얻는 데 그쳤다. 야권은 루카셴코 대통령이 행정력을 동원해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운동을 펼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이유로 선거감시단 수를 제한하는 등 불법·편법선거를 했다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대선 결과에 반발한 야권 지지자들이 시위에 나섰다. 벨라루스 경찰은 시위 과정에서 3,000명을 구속하기도 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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