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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트럼프 "링컨이 연설한 게티스버그 전장에서 후보 수락할까" 트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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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자신의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 수락 연설 장소로 백악관 외에, 남북전쟁의 치열한 전장(戰場)이었던 게티스버그 벌판에서 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며 “곧 결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트윗했다. 트럼프의 후보 수락 연설은 27일 있을 예정이다.

조선일보

펜실베이니아주의 게티스버그 평원. 이곳에선 1863년 7월1~3일 미국 정부인 북군과 반란군인 남부연합 남군이 맞붙어 3100여명이 전사하고, 5000여 명이 실종되는 참혹한 전투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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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가장 참혹했던 남북전쟁의 현장이자,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1863년 연설로 성지화한 이 곳에서 실제로 미 전역으로 방영되는 TV 수락 연설을 할지는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자신도 임박한 수락 연설 일정 탓에 준비하기가 간편한 백악관 잔디밭을 선호하는 데다가, 백악관 잔디밭이든 게티스버그의 전장(戰場)이든 모두 미 연방 정부의 소유물이어서 이런 장소에서 대통령이 정파적 행동을 하는 것은 윤리적 논란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1939년에 처음 제정된 해치법(Hatch Act)은 미 연방정부 공무원이 정치적 행위에 참여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대통령과 부통령은 이 법의 제한을 받지 않지만, 트럼프가 백악관 잔디밭이나 미 국립공원관리청이 운영하는 게티스버그 전장에서 공화당 후보 수락 연설을 하게 되면, 당연히 연방정부 직원들이 이 정치적 행사를 준비하게 된다. 또 게티스버그 전장에서 연설을 하면, 연방 공무원인 공원 관리원들이 ‘정치적 배경’처럼 화면에 보이게 된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공무원 윤리 책임자였던 노먼 L 아이젠은 NYT에 “해치법에는 공무원들이 피해갈 수 있는 정교한 루프홀(loopholes)이 많아, 변호사들이 법망을 피해 치밀하게 준비할 수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두 당의 어떤 정상적인 대통령도 이런 것을 시도한 적이 없고 어떤 정상적인 백악관 법률고문도 이를 지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오히려 기자회견에서 “게티스버그는 역사적인 장소라 굉장히 멋진 곳이고, 우리 나라에서도 매우 중요한 장소”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2016년 미 대선 때에는 게티스버그에서 실내 유세를 한 적이 있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2012년 자신의 선거 캠페인 동영상을 대통령 비서실장실에서 두 차례 찍은 적이 있다.

[이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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