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집중호우가 계속되는 가운데 11일 서울 63아트에서 바라본 한강. 장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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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4대강 보의 홍수 예방 효과를 검증하라”고 지시하면서 4대강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정치적 주장을 하지 말고 과학적 결론을 내자”는 주장이 여야에서 동시에 나오는 양상이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1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4대강의 재자연화나 보 (해체) 문제와 관련 낙동강이나 금강 지역의 정치적인 반대가 상당히 심각하다. 그 동안 (재자연화가) 추진이 안 돼 왔는데 이번에 검증하고 다음 조치를 추진하자”고 말했다. ‘정치적 반대’에 부닥친 보 해체 여부를 문 대통령 지시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검증한 뒤, “상식과 과학적인 근거에 따라서 결정하자”는 게 김 의원 주장이다.
그러나 해당 지역의 보 해체 반대 여론을 단순히 정치적 반대로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지난해 보 해체 결론을 내자 오히려 더불어민주당 출신 단체장들이 공개 반대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지난해 5월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위’가 세종보 해체안을 낸 직후 “성급하게 보 해체를 결정하지 말고 모니터링을 조금 더 진행하자”고 주장했다. 양승조 충남지사 역시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도민에게 이익이 된다면 공주보와 금강보 해체에 반대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YONHAP PHOTO-2932〉 유실된 낙동강 둑 복구 작업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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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에서는 “지역민 다수가 반대하기 때문에 여당 단체장들도 쉽사리 해체 목소리를 못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금강 유역을 지역구(공주ㆍ부여ㆍ청양)로 둔 정진석 통합당 의원은 11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지역의 보해체 반대투쟁위 위원장도 마을이장 협의회 회장이 맡고 있다. 정치적 반대라는 건 넌센스”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이 문제는 정치 쟁점화할 게 아니라 과학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도 전날(10일) “정쟁 차원에서 할 게 아니라 전문가들 의견을 들어서 수해방지에 필요하면 빨리 물그릇을 크게 하는 것을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두 번 세 번 이런 피해가 또 닥친다”고 강조했다. 낙동강 둑이 터진 데 대해 여권에서 제기된 ‘4대강 책임론’과 관련해선 “과학적 데이터를 놔두고 다시 (야당에) 책임 떠넘기기 하는 건 여당으로서 무책임하다”고 했다.
여야가 공히 “과학으로 문제를 풀자”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정권에 따라 조사 결과가 다르게 나온 탓에, 어떤 결과가 나와도 “정치적 결과”라며 추가 논란이 될 가능성이 커서다. 박근혜 정부 국무총리실 산하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는 2014년 12월 “4대강 사업 주변 홍수 위험지역 중 93.7%가 예방효과를 봤다”고 했지만, 문재인 정부 감사원은 2018년 7월 “4대강 사업의 홍수 피해 예방가치는 0원”이라고 발표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 “검증을 정부가 아니라 의회 차원에서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에서는 의회가 중심이 되는 정책 청문회가 일반화돼있다. 어차피 정치적 중립성 논쟁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여야가 합의해 해외 전문가까지 초빙한 뒤 청문회 형태로 검증을 해보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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