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4대강 보 설치, 일의 순서가 잘못돼"
양이원영 "보가 물 흐름 방해해 홍수 악화"
[음성=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집중 호우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충북 음성군을 찾아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8.11. photocdj@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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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형섭 김남희 기자 = 전국적인 집중호우로 발생한 홍수 피해를 놓고 미래통합당이 이명박(MB) 정부의 4대강 사업 예찬에 나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1일 4대강에 설치된 보(湺)로 인해 오히려 홍수 피해가 커졌다며 역공에 나섰다.
홍수예방 효과가 없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인용한 4대강 '무용론'으로 방어하던 입장에서 4대강 '책임론'을 통해 대야(對野) 공세로 전환한 것이다.
민주당 당권 후보인 이낙연 의원은 이날 원내지도부 및 서울·경기 의원들과 충북 음성의 호우 피해 현장을 찾아 수해 복구 활동을 벌인 자리에서 "과거 4대강 (본류에) 보를 설치했는데 그게 잘 한 것이냐 못 한 것이냐를 놓고 지금도 논쟁 중이지만 적어도 일의 순서는 잘못됐음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소하천과 개천은 두고 밑(본류)에만 (정비를) 했다. 마치 계단을 물청소하면서 아래부터 물청소하면서 올라가는 것과 똑같다"며 "그렇게 하면 해도 해도 끝이 없다. 위에서부터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가 출신인 양이원영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4대강 보는 물을 가둬두는 역할"이라며 "제방이 무너진 이유가 보 때문인지는 조사가 더 필요하지만 보 시설물이 물의 흐름을 방해해서 홍수를 악화시킨 건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수 때 보의 수문을 열어도 지금처럼 시설물이 버티고 있으면 물이 빨리 빠져나가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며 "홍수를 예방하기 위해서 보는 철거하고 제방은 보강하면 되는 것"이라고 썼다.
[창녕=뉴시스] 안지율 기자 = 9일 오전 4시께 경남 창녕군 이방면 우산마을 인근 낙동강 본류 제방 30m가 유실돼 인근 장천리 구학·죽전마을 등 2개 마을이 침수됐다. 이날 마을이 침수되면서 주민 156명이 인근 초등학교로 대피했으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진=경남도 제공) 2020.08.09.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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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의원도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4대강 사업은 지류·지천 (정비) 사업은 제대로 안 하고 본류에 보를 막는 것 중심으로 했다"며 "보를 막다 보면 수압이 다른 곳에 영향을 미치기도 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또 지류·지천 사업을 제대로 안 했기 때문에 그런 문제들이 생긴 것"이라고 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4대강 보가 홍수 조절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회"라며 이번 홍수 피해와 관련한 보의 영향에 대한 조사·평가를 지시한 것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열린민주당의 김진애 의원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보를 통해) 일단 물그릇을 키워서 홍수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은 지금과 같은 집중호우 위기에서는 굉장히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며 "(보의) 용량을 벗어나다 보니까 수위가 올라가고 그래서 한꺼번에 방류를 했기 때문에 섬진강과 낙동강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라고 하는 것은 일단은 물의 흐름을 막는 것이라서 아무리 수문을 다 열어놓는다고 하더라도 물의 흐름이 원활치 않으니까 하류로 바로 내려가지 못한다"며 "4대강 재자연화와 관련해 낙동강이나 금강은 (보 철거에 대한) 지역의 정치적 반대가 상당히 심각하다보니 그동안 추진이 안 돼 왔는데 이번 홍수로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에 이 부분을 검증하고 그 결과에 따라서 다음 조치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n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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