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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벨라루스 야권 후보 "대선 불복" 선언 뒤 리투아니아로 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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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째 집권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5) 현직 대통령이 대선에서 80% 가까운 득표율을 얻은 데 대해 대규모 불복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벨라루스에서 야권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37)가 리투아니아로 망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리나스 린케비치우스 리투아니아 외교부 장관은 11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티하놉스카야는 안전하다. 리투아니아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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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 시각) 벨라루스 대선 야권 후보로 출마했던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37)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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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대선에서는 26년 동안 집권하며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과 티하놉스카야가 맞붙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79.7%, 티하놉스카야는 10.9%를 득표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벨라루스 주요 도시에선 야권 지지자들의 불복 시위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티하놉스카야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결과에 불복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중앙선관위원회를 방문해 선거결과가 잘못 됐다는 진정서를 냈다. 티하놉스카야의 선거캠프 측은 그가 진정서를 낸 뒤로부터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밝혔다.

린케비치우스 장관은 “티하놉스카야가 부정 선거를 고발하는 진정서를 접수한 뒤 벨라루스 당국에 7시간 동안 억류돼 있었다”며 아침이 될 무렵 국경을 넘었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또 “그는 현재 리투아니아에서 휴식을 취하는 중”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티하놉스카야가 추방된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선 “그가 벨라루스를 떠난 것은 자신의 의도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선택지가 그것밖엔 없었을 것”이라고 가디언에 전했다.

티하놉스카야의 보좌관은 “티하놉스카야가 자신에 대한 체포명령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10일 저녁 늦게 벨라루스를 떠났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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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 시각)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경찰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시위 참가자를 경찰 곤봉으로 때리며 진압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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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를 비롯해 북동부 비텝스크, 남서부 브레스트, 서부 그로드노 등의 도시에서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해 1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시위 과정에서 3000명이 체포됐다.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과 섬광탄을 발포하며 시위는 격화되고 있고 일부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고 폭죽을 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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