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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건강] 갑자기 옆구리 아프고 혈뇨? 여름 불청객 `요로결석`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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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여름철 급성선통과 혈뇨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30대 남성 요로결석 환자가 체외충격파쇄석술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체외충격파쇄석술은 결석 크기가 6㎜ 이상이거나 결석이 상부 요관에 위치해 있어 자연 배출될 확률이 낮은 경우에 주로 시행한다. [사진 제공 = 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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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텁지근한 여름철의 대표적인 질환은 요로결석과 급성신우신염이다. 무더운 환경에서 작업을 하거나 운동을 심하게 하면 땀을 유독 많이 흘리게 된다. 만약 수분을 제때 보충하지 않아 수분 손실이 심하면, 소변이 나가는 길에 결정이 뭉치는 요로결석이 생기기 쉽다. 또한 여름은 덥고 습해서 세균이 잘 번식한다. 시원한 곳을 찾아 사람들이 실내외 수영장으로 몰리면, 물을 통해 세균이 전염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때 방광염이 발생하거나 신장이 세균에 감염되면 급성신우신염에 걸릴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박형근 교수, 신장내과 백충희 교수의 도움을 받아 요로결석과 급성신우신염에 대해 알아본다.

요로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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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이 만들어져 수송·저장·배설되는 길인 요로(신장, 요관, 방광)에 돌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흔히 담석과 요로결석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담석은 담낭(쓸개)에 돌이 생기는 것이다. 소변에 칼슘 및 여러 성분(인산염, 인산마그네슘암모늄염, 요산, 수산염, 시스틴 등)이 다량 용해되어 있는 상태에서 성분이 뭉쳐서 커지면 결석이 만들어진다. 요로결석 대부분이 신장에서 생기지만 소변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면, 방광 안에서 결석이 생기기도 한다.

박형근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요로결석의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서구화된 식생활이 불러온 영양 과잉과 운동 부족으로 인한 비만, 고혈압, 당뇨병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요로 폐색, 요로 감염, 탈수, 부갑상선 기능항진증, 통풍 및 일부 음식도 요로결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걸로 알려져 있다"고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요로결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6년 28만3974명에서 2018년 29만8387명으로 늘어났다. 2018년 기준 남성이 19만8194명, 여성이 10만193명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약 2배나 많다. 그 이유는 명확하진 않지만 혈청 남성호르몬이 증가하면 간에서 옥살산 생성이 늘어난다. 이로 인해 소변으로 칼슘 배출이 증가해 요로결석 발생률이 높아진다. 반면 여성호르몬은 소변으로 옥살산이 배출되는 것을 줄이고, 결석 형성을 막는 구연산 배출을 증가시킨다. 하지만 최근에는 성인 여성에게도 요로결석 발병이 많아지고 있다.

요로결석 증상은 결석 위치에 따라 다르다. 신장결석은 별다른 통증이 없다가 수분 섭취량이 많아 소변량이 증가하면 측복부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요관결석은 측복부나 늑골척추각(옆구리에서 등에 가까운 쪽 부위)에 통증이 발생한다. 옆구리를 약간만 두드려도 매우 심한 통증을 느낀다. 남자는 방광이나 음낭, 고환으로 통증이 번지는 경우가 흔하고, 여자는 음부로 번지기도 한다. 하부 요관결석일 때는 방광 자극 증상인 빈뇨, 요급(소변을 참지 못하는 증상), 잔뇨감 등이 나타난다. 요로결석 환자의 90% 이상이 미세혈뇨를 보이는데, 5~10%는 육안으로 혈뇨가 관찰될 때도 있다. 만약 급성선통과 함께 혈뇨가 나타나면 요로결석을 강하게 의심해볼 수 있다.

치료 방법은 결석 위치와 크기에 따라 다르다. 크기가 4~5㎜ 이하인 결석은 60~80%가 수분 섭취와 약물 치료로 자연 배출된다. 하지만 결석 크기가 6㎜ 이상으로 크거나 위치가 상부 요관이면, 자연 배출될 확률이 낮다. 이 경우 몸 밖에서 충격파를 발사해 결석을 부순 뒤 자연 배출되도록 유도한다. 요로결석 환자들이 주변에서 종종 맥주를 마시면 알코올이 이뇨작용을 해 소변의 양을 늘려 결석 배출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크기가 6㎜ 이하인 작은 결석이 요관에 위치하고 있다면 자연 배출될 가능성이 높아 맥주를 마시는 것이 결석 배출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알코올을 섭취하면 탈수현상으로 인해 요량이 더 줄어들 수 있다.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나므로 장기간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맥주 대신 수분을 하루 2~3ℓ 정도 섭취하고 운동을 하는 것이 요로결석을 자연적으로 배출시키는 데 좋다.

요로결석 환자의 30~50%가 5년 내에 재발한다. 박 교수는 "재발을 피하려면 평소 식이를 조절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요로결석 예방의 핵심은 수분 섭취"라며 "하루 2~3ℓ의 수분을 섭취하면 요로결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급성신우신염

신장이 세균에 감염되는 병이다. 증상은 고열과 허리 통증이다. 일반 근육통에 의한 허리 통증은 골반 바로 위에서 느껴지는 반면, 급성신우신염에 의한 허리 통증은 척추와 맨 아래 갈비뼈가 만나는 늑골척추각 부위에서 느껴진다. 이 늑골척추각 부위에 신장이 자리해 있다. 백충희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급성신우신염은 일찍 치료하면 2~3일 안으로 금방 좋아지는데, 치료가 늦어지면 패혈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패혈증은 핏속에서 균이 자라는 병으로 사망률이 50% 이상인 무서운 병"이라고 강조한다. 여자는 요도가 짧아 세균이 방광으로 잘 들어가기 때문에 남자보다 급성신우신염 발생률이 10배 정도 높다.

신장에는 약 200만개의 조그마한 혈관들이 모여 있는 사구체가 있다. 바로 이곳에서 체내 노폐물이 걸러진다. 사구체에서 걸러진 물의 양은 우리가 보는 소변의 약 100배다. 이 안에는 몸에 필요한 전해질과 알칼리 등이 있다. 이 물이 긴 세뇨관을 지나는 동안 수분과 전해질 등은 다시 흡수되고 노폐물은 배설된다. 이처럼 신장은 우리 몸에 필요한 물질은 남겨두고 불필요한 물질은 내보내 혈액순환을 돕는다. 또 혈압 조절에도 관여한다. 뼈를 튼튼하게 하는 비타민D를 활성화시키고, 적혈구를 만드는 호르몬을 생성해 빈혈을 억제한다.

그러나 신장에 이상이 생기면 체내에 노폐물이 축적돼 빈혈, 피로감, 구토, 식욕 부진, 호흡 곤란과 경련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물놀이를 위해 실내외 수영장에 사람들이 몰려 방광염이나 급성신우신염에 감염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방광염으로 병원에 내원한 환자는 165만1085명(남성 10만1477명·여성 154만9608명)이었다.

요로계는 요도부터 방광, 요관, 신장까지 구조적으로 연결돼 있어 방광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염증이 신장으로까지 올라가 고열, 허리 통증, 구토 증상 등이 나타나는 급성신우신염을 일으킨다. 방광염 증상이 있을 때는 오래 참지 말고, 병원에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급성신우신염 등 요로 감염을 반복적으로 앓게 되면 만성신우신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 예방은 수분 섭취를 생활화하고 수영장이나 목욕탕에서 세균 감염에 유의해야 한다. 여름은 덥고 습해서 세균이 잘 번식하는 시기로, 물을 많이 마시면 세균을 씻어내는 효과가 있으므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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