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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서울 언택트 나들이] 전철타고, 한강다리 건너…거리두기 서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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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하자니 섭섭하고, 떠나자니 불안하다. 이럴 땐 치고 빠지는 '총알여행'이 제격이다. 마침 서울관광재단이 '코로나19를 피해 갈 만한 서울 나들이 명소'를 추천한다. '세이프존'일 뿐 아니라 2030세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증 명소이기도 한 '총알 명소'들이다.

① 경기도 안산 아니죠…서대문구 안산

서울 한복판. 게다가 잣나무와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펼쳐진 숲이라면 어떨까. 경기도 안산이 아닌 서울 서대문구 안산이다. 상상해 보시라. 도로와 빌딩 숲에 지쳐 한 발짝 물러섰더니 드러나는 울창한 숲길이라니.

안산 자락길은 산허리를 한 바퀴 돌면서 걷는 길이다. 코스 길이는 총 8㎞. 계단을 없애고 데크와 흙길로 평탄하게 길을 낸 무장애 숲길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걷을 수 있다. 더욱이 매력적인 건 접근성이다. 서대문구청 방면, 연세대 방면, 봉원사 방면,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방면 등 어디서든 진입로가 나 있다. 하이라이트는 서대문구청 방면에 위치한 잣나무와 메타세쿼이아가 펼쳐지는 숲 구간. 답답한 도심 속을 벗어나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숲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워낙 숲이 우거져 삼복 더위를 피하기도 좋다.

잣나무숲에서 자락길을 벗어나 무악정으로 가는 계단을 따라 봉수대가 있는 정상으로 향한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힐 때쯤 정상에 도착하면 정면으로는 인왕산 등줄기가 쏟아지고, 발 아래로는 서대문독립공원을 시작으로 광화문 일대가 펼쳐진다.

② 남산 일대를 한눈에 조망하는 배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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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자처럼 산 오르는 것도 귀찮아하는 '방콕파'에겐 한번쯤 도전해 볼 만한 산이다. 서울 도심 어디서나 편히 가는 동대문구 전농동. 게다가 높이 110m짜리다. 서울시립대를 품었으니 터도 좋다.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배봉산은 둘레길을 따라 숲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총 코스는 4.5㎞. 소나무, 팥배나무, 아까시나무 군락 등을 만난다.

둘레길은 역시나 무장애 숲길로 조성돼 있다. 휠체어나 유모차를 끌고 온 시민들도 손쉽게 오를 수 있는 데크길이다. 데크를 따라 숲을 천천히 돌아도 1시간30분이면 끝. 그야말로 총알 루트다. 보통 산들은 해가 떨어지면 하산해야 하는데 배봉산은 예외다. '나이트 산행'이 된다. LED 가로등이 설치돼 산뜻한 밤공기를 마시며 걷는 색다른 맛도 있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맨발 황톳길. 120개 신경이 오가는 발바닥으로 생생하게 자연을 느끼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등산로를 따라 정상에 있는 해맞이 광장에 오른다. 동남쪽으로는 용마산과 아차산, 남한산이 이어지며 남서쪽으로는 인왕산과 남산 일대가 펼쳐진다.

③ 동네 뒷산의 푸근함 솔밭근린공원

'넘버 스리'는 전철을 타고 가는 공원이다. 4·19민주묘지역 2번 출구로 나와 5분만 걸으면 닿는 곳, 솔밭근린공원이다. 경전철 우이신설선에서도 멀지 않은 곳이니 마음만 먹으면 쉬 떠날 수 있다. 공원이 길가에 있어 쉽게 눈에 띈다. 북한산에서 가장 많은 소나무를 볼 수 있는 소나무 숲길 구간과 연결돼 '우이동 솔밭근린공원'에서 정점을 찍는다.

입구부터 압권이다. 공원 입구의 삼각산 까막딱따구리(천연기념물 242호) 부조상을 지나 산책로를 따라 들어가면 자생하는 100년생 소나무 1000여 그루가 반긴다. 기분이 묘하다. 등산로가 아닌 서울 주택가 한복판에서 소나무 군락지를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 하늘을 가릴 만큼 울창한 솔숲의 위용에 감탄사가 절로 난다.

④ SNS 난리 난 선유도공원

솔직히 본 기자의 SNS에도 일주일에 10장씩은 포스팅이 뜨는 곳. 바로 선유도 공원이다. 그만큼 핫플로 천지개벽한 곳이다.

한강의 섬 선유도공원은 옛 선유정수장을 재활용한 국내 최초 환경 재생생태공원이다. 테마도 다양하다. 수질정화원, 수생식물원, 녹색기둥의 정원, 시간의 정원, 선유도이야기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옛 정수장의 지하 공간이었던 '시간의 정원'에는 이끼원, 고사리원, 푸른숲의 정원, 덩굴원 등 작은 주제 정원들이 모여 있다. 뼈대만 남은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과 생기 가득한 식물과의 조화가 감탄할 만하다.

선유도공원으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공원 동쪽의 양화대교 보행로를 따라 걷거나 서쪽의 무지개다리 선유교를 건너면 된다. 역시나 후자를 강추. 선유교에서 굽어보는 양화한강공원 전망이 좋을 뿐만 아니라 다리를 건너며 번잡한 도심을 떠나 호젓한 섬으로 여행 가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⑤ 문탠로드 불광천 수변공원

선유도 공원이 선탠, 즉 낮의 핫플이라면 무더운 여름밤 피서를 즐길 수 있는 문탠 핫플이 있다. 은평구 불광천 수변공원이다. 지하철 6호선 응암역에서 디지털미디어시티역까지 라인을 따라 이어지는 개천이기 때문에 접근이 용이하고 사람들 왕래가 잦아 밤에도 걱정 없이 걷기 좋다. 서울관광재단이 추천하는 불광천 야경 산책 코스는 증산역부터 개천을 따라 응암역까지 걸어가는 것. 소박한 풍경이 우리의 소소한 일상과 닮아 있는 듯해 길을 걷는 내내 편안한 마음이 든다. 새절역을 지나 응암역으로 향하다 보면 음악분수대가 나타난다. 클래식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분수에 다채로운 색이 더해져 눈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⑥ 언택트 명소 화랑대 철도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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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대 철도공원으로 조성한 옛 화랑대역. 공원 안에서는 자전거를 탈 수 없다. [사진 제공 = 서울관광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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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춘선숲길은 2010년 폐선된 경춘선 철로 주변을 공원화한 곳이다. 월계동 녹천중학교에서 구리시 담터마을(서울 구리 시계)까지 약 6.3㎞ 구간이다. 자전거를 장착하면 최고의 나들이가 된다. 왕복 2시간 이내로 탄다면 화랑대역이나 태릉역에서 출발해 화랑대 철도공원, 육군사관학교 앞, 경춘선숲길 철길, 삼육대 앞, 태릉, 강릉, 서울여자대 앞 등을 지나 화랑대역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를 추천한다. 쉬엄쉬엄 달리며 주변 명소를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전철 6호선 화랑대역 2번과 7번 출구에 '따릉이 대여소'가 있다. 2번 출구 대여소 옆에는 경춘선숲길의 한 구간인 '시간을 거니는 철길숲길' 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약 1.9㎞ 구간에 꽃길과 가로수길이 조성돼 있어 도심 속 공원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2018년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이었던 옛 화랑대역은 철도공원으로 바뀌어 있다. 근대문화유산인 옛 역사를 경춘선 역사관으로 조성하고 철로 주변을 화단과 조형물, 각종 열차로 꾸몄더니 대박이 났다.

⑦ 샛강생태공원 옆 자전거길

샛강은 영등포와 여의도 사이에 흐르는 한강 지류다. 1997년 국회의사당에서 63빌딩에 이르는 약 4.6㎞ 구간을 샛강생태공원으로 조성한 것이다. 창포원, 버들광장, 야생초화원, 생태연못, 관찰마루, 순환관찰로, 조류관찰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자연 생태계를 최대한 보전하기 위해 매점과 벤치는 물론 동식물이 충분히 휴식할 수 있도록 가로등이 설치되지 않은 것도 눈에 띈다.

[신익수 여행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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