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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신현준 ‘하차’ VS 김호중 ‘강행’…같은 사안, 다른 ‘방송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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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트바로티' 김호중, 각종 폭로와 의혹에도 방송 활동 적극적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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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호중(왼쪽)과 배우 신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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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매니저의 기습 폭로로 곤욕을 치른 인기 스타의 두 사건은 가수 김호중과 배우 신현준의 소송이다. 김호중은 5년간 함께 일한 전 매니저로부터 약정금 반환 청구 소송을 비롯해 스폰서와 병역 비리 의혹 등으로 6개월간 구설에 올랐다. 최근엔 전 여자친구 A씨와 A씨의 아버지로부터 ‘폭행’ 의혹을 받았다.

김호중의 소속사 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는 잇따르는 의혹 가운데 스폰서, 병역의혹, 전 여자친구 등의 폭행설에 대해 “명백한 허위사실로 법적 대응하겠다”며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신현준도 비슷한 일에 휘말렸다. 그의 전 매니저가 13년간 갑질을 당하며 정산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폭로한 데 이어 자신에게 폭언을 일삼고 심지어 프로포폴 투약 의혹까지 제기했다.

신현준은 전 매니저 폭로에 결국 허위 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두 사건은 거의 비슷한 모양새를 갖췄다. 매니저 등 ‘그’를 오래 봐 왔던 지인 중심으로 폭로가 이뤄졌고 폭로의 구체적인 내용은 금전→불법→폭언(폭행) 순으로 담겼고 폭로의 대상들은 모두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한 뒤 검찰 또는 경찰에 명예훼손 고소를 감행했다.

그런데, 한 가지 사실만은 달랐다. 신현준은 매니저의 폭로를 전면 부인하면서도 이미지 훼손에 따른 부담 최소와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출연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수순을 밟은 반면, 김호중은 하차는커녕 되레 프로그램 출연 횟수를 늘리는 정반대의 승부수를 택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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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순재, 김건모, 김유진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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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슷한 사례를 추적해보면 원로배우 이순재처럼 매니저가 폭로하고 당사자가 공개적으로 사과해서 논란의 소지를 줄이는 경우를 제외하면 상당수가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등 논란 확산을 피하기 위한 수순에 들어가는 게 일반적이었다.

김건모는 결혼을 앞두고 뜬금없이 터진 ‘미투’로 잘 나가던 프로그램에서 퇴출당했고, 셰프 이원일의 예비 신부인 김유진 PD는 ‘학폭’ 가해자 폭로 의혹에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를 결정했다. 이들 모두 “모든 폭로가 허위”라며 법적인 공방에 나섰지만, 폭로의 진위에 상관없이 ‘우선 하차’ 결정으로 여론의 대립과 소비적 논쟁을 막는 방법을 따른 셈이다.

김호중은 달랐다. 그는 폭로가 나올 때마다 강력 대처에 나서면서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쳤다. 그는 현재 JTBC ‘위대한 배태랑’에 고정 출연하는 것을 비롯해 프로그램 4개에 게스트로 나가고 있다. 오는 9월 방송 예정인 MBN의 ‘로또싱어’에도 고정 출연한다.

한 방송 관계자는 최근 가장 많은 논란과 이슈를 몰고 온 김호중에 대해 “성악과 트로트를 잘하는 ‘트로바티’ 명성 그대로 가창의 실력자인 데다, 예능 프로그램에도 최적화한 재치와 끼가 있어 방송에서 배제할 수 없는 아이콘이라는 공감대가 큰 편”이라고 말했다.

자극적인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진위를 확인할 때까지 ‘꺼지지 않는 스타’ 이미지가 구축됐다고 보는 셈이다.

신현준이 ‘지는 별’이라면 김호중은 ‘떠오르는 별’이라는 점에서 구분되는 강력한 팬덤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김호중의 팬클럽 공식 멤버수는 6만 2000명 정도다. 14, 15일 열리는 그의 팬미팅에 참가하는 인원만 6000여명에 이른다. 11일 김호중 팬들이 수재민 돕기를 위해 ‘트바로티’라는 이름으로 기부한 성금도 2억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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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바로티' 김호중은 각종 폭로와 의혹에도 되레 방송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작은 폭로에도 방송에서 하차하던 기존 스타의 패턴과 다르다. 강력한 팬덤과 달라진 여론 대응, 자신의 스타성이 결합해 나타난 새로운 흐름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사진=임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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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방송 전문가들은 “강력한 팬덤 앞에서 각종 폭로는 진위가 가려질 때까지 사실무근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아티스트의 뛰어난 실력과 팬들의 강한 ‘선한 영향력’이 결합할 때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윤석진(방송평론가) 충남대 교수는 “논란이 있어도 떳떳한 자신을 내세우며 방송 활동을 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지금 막 형성된, 강력한 팬덤을 등에 업은 김호중 입장에선 더욱 그렇다”고 진단했다.

‘미스터 트롯’이 낳은 팬덤이 강력한 여론몰이를 주도할 때 나타나는 부작용도 들여다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미스트 트롯’을 보면 그 팬클럽이 얼마나 강하게 결속되느냐에 따라 인터넷 화제나 기업 광고 등이 달라진다”며 “같은 사안이라도 상품성에 따라 좌우되는 행태가 과연 바람직한지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여론에 대한 스타의 대응 방식이 점점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의혹 제기만으로 하차하던 기존의 방식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존버 정신’을 앞세운 정치 트렌드가 연예계에도 침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고금평 기자 dann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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