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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단독] 최재형 감사원장 "사퇴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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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사퇴 압박 며칠 뒤 일부 간부들과 만난 자리서 "묵묵히 제 할 일 하자"

조선일보

지난달 말 국회에서 여당 의원들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던 최재형〈사진〉 감사원장이 최근 일부 감사원 간부들에게 사퇴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며 "묵묵히 제 할 일 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법사위 회의 며칠 뒤 최 원장이 감사원 일부 간부들을 만난 자리에서 사퇴하지 않을 뜻을 내비쳤다"면서 "최 원장이 최근 감사원 구내식당 등에서도 직원들을 적극 격려하는 등 감사원 조직을 안정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또 다른 자리에선 "정치인들이 정치하듯 우리는 감사관으로서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감사원과 나라를 위한 길"이라고 말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앞서 최 원장은 지난 4월 3차례의 감사위원회 회의에도 월성 원전 1호기 감사가 결론나지 않고 '보류' 처분됐을 때는 사임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장이 4·15 총선 기간 돌연 '휴가'에 들어간 것도 사실상 사임 여부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고 한다. 정부 소식통은 "최 원장은 국회 여야 합의로 청구해 착수된 이번 원전 감사가 예상과 달리 난항을 겪으며 기한을 지키지 못하고 재차 연기되는 상황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다"면서 "하지만 지난 4월 거의 꺼내 놓았던 사직서를 다시 거두면서 최소한 원전 감사만큼은 책임지고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말했다.

여당의 사퇴 압박에 물러날 경우 감사원이 정치 외압에 무너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것이다. 여당 의원들은 지난달 29일 국회 법사위에서 최 원장에게 "대통령 국정 운영 철학과 맞지 않으면 사퇴하라" "이럴 거면 정치를 하라"고 비판했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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