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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2년 전 투자·고용 약속, 이재용은 얼마나 지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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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18년 8월 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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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신규 채용하겠습니다.”

2018년8월8일, 삼성그룹은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고용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주력 사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스마트폰 사업과 함께 4대 성장 동력인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바이오, 차량용 전자장비(전장부품)에 집중 투자한다고 했다. 3년간 180조원 투자는 당초 예상됐던 투자 규모(100조원)를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삼성이 향후 3년간 벌어들이는 영업이익 대부분을 재투자하겠다는 의미였다. 채용 규모 역시 크게 늘렸다. 당초 이 기간에 2만~2만5000명가량을 채용할 계획이었지만 최대 2만명을 더 뽑기로 한 것이다.

이 발표는 이틀 전 당시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회동과 맞물려 다소 논란을 빚었다. 김 부총리는 1월 현대차를 시작으로 기업 총수들과 잇달아 회동을 했고, 그 자리에서 대기업은 앞다퉈 투자·채용 선물 보따리를 내놓았다. ‘투자 구걸 또는 압박’ 논란 탓인지 삼성은 이 자리에서 투자·채용 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이틀 뒤로 미뤘다. 이 부회장이 그 해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처음 내놓은 대규모 투자발표여서 더욱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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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18년 8월 6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혁신성장을 외치고 있다./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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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이 지난 지금, 삼성과 이 부회장은 그 약속을 얼마만큼 지켰을까. 삼성은 13일 자사 홈페이지(사내 뉴스룸)에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국내 투자목표는 이미 초과달성했고, 고용도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내용의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삼성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시설과 연구개발 등에 약 110조원을 투자했고, 올해 투자규모를 더 확대해 180조원 투자목표를 차질없이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측은 “특히 국내 투자의 경우 당초 목표인 130조원을 훌쩍 넘겨 7조원 초과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 초에도 “기업의 본분은 고용창출과 혁신투자로, 2년 전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규채용 규모도 지난해까지 3만명 이상을 채용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3개년 목표치(4만명)의 80% 이상을 달성했고, 올 연말까지 목표치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별도로 고용노동부와 함께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하는 ‘삼성 청년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는 지금까지 2250명이 선발됐다. 오는 2024년까지 총 5000억원의 운영 비용을 투입해 1만 명의 수료생을 배출할 예정이다. 특히 1, 2기 수료생 100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조기 취업에 성공해 새로운 일자리 모델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은 또 지난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에 올라서기 위해 총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는데, 이 계획에 따라 지난해부터 올 연말까지 26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과감한 투자는 실적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의 매출은 총 8조1200억원으로, 반기 기준으로 처음 8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조7900억원)보다 20%나 증가한 수치다.
지난 11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조74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25만6000L)의 바이오 의약품 4 생산 공장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들어 지난달말까지 1조7887억원의 수주 실적(공시 기준)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전체(3083억원)의 약6배에 달하는 것이다.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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