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된 부분은 지난 4일과 11일 공개된 복학왕 303~4화 '광어인간'편에 등장한다.
복학왕 303화 '광어인간 1화'에서 여주인공 봉지은은 보고서도 제때 제출하지 못하면서 사무실에서 휴대폰 게임을 하는 무능력한 인물로 그려진다. 봉지은이 "저 여기서 일할 건데요"라고 하자 40대 노총각 팀장은 "누가 뽑아준대? 우리 회사가 복지 시설인 줄 아냐"며 그를 구박한다.
이후 복학왕 304화 '광어인간 2화'에서 봉지은은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학벌, 스펙, 노력 그런 레벨의 것이 아닌 그녀의 세포 자체가 업무를 원하고 있었다"며 회식 자리에서 큰 조개를 배에 얹어 깨부수고, 팀장은 단번에 태도를 바꿔 그를 채용한다.
이어진 내용에서 팀장은 "뭐 어떻게 하다가 그렇게 됐다. 내가 나이가 40인데 아직 장가도 못 갔잖아"라고 말한다. 남주인공이 "잤어요?!"라고 물어보자 팀장은 "ㅋ!!"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하고, 해당 회차 마지막 부분에서 40대 직원과 봉지은은 사귀는 사이로 그려진다.
이를 본 독자들은 봉지은이 남자 상사와 성관계를 한 뒤 취직에 성공했음을 암시하느냐며 기안84의 여성 비하를 비판했다.
한 누리꾼(jin0****)은 "전체 이용가 웹툰에서 여성이 일종의 성매매를 통해 대기업에 들어가는 걸 그리고 있고, 이런 장면이 어떤 파급을 일으킬지 생각 안 하는 것 같다"며 "기안이 생각하는 여성상은 대체 무엇인지 의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거 보지 마요. 결국 봉지은 몸 팔아서 정사원 된 거잖아. 이걸 보라고 공개하는 네이버 미쳤냐"라며 불쾌감을 표시하는 누리꾼(mong****)도 존재했다.
논란이 확산하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기안84의 웹툰 연재 중지를 요구하는 글이 등장했다.
청원인은 "이번에 올라온 웹툰 중에 주인공 여자가 본인보다 나이가 20살이나 많은 대기업 팀장과 성관계를 하여 대기업에 입사한다는 말도 안 되는 내용을 희화화하며 그린 장면을 보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전부터 논란이 꾸준히 있었던 작가이고, 이번 회차는 그 논란을 뛰어넘을 만큼 심각하다고 생각이 들어 청원 게시판에 올리게 됐다"며 연재 중단을 촉구했다.
해당 청원은 게재된 지 이틀만인 13일 오후 3시 30분 기준 6만50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반면 논란이 된 내용은 사회 풍자일 뿐이라며 기안84를 두둔하는 목소리도 만만찮았다.
한 누리꾼(kyen****)은 "능력 있던 사람 다 제치고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들어가는 게 대한민국 현실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진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야 이 사람들아"라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gurc****) 역시 "인국공, 서울교통공사 등의 비정규직이 쉽게 정규직 되는 것에 대해 비판을 하려는 거 아닐까. 왜 이리 공기업들이 생각나는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외에도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은 삶을 산다고 생각하느냐. 자기 자식 죽이는 부모도 있고, 코로나19 시국에도 성매매하는 여자와 성 매수자 남성도 있는 게 이 사회고, 현실"이라며 "그런 사회의 추악한 면을 묘사했다고 해서 창작자가 지탄받아야 하느냐. 이건 도를 지나친 검열"이라고 주장하는 누리꾼(rema****)도 있었다.
현재 문제의 장면은 봉지은이 조개가 아닌 꽃게를 깨트리는 것으로 수정된 상태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계속해서 해당 회차의 댓글난에 의견을 남기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댓글 수는 1만8700개를 넘겼다.
한편 이번 논란에 대해 네이버 웹툰 측은 공지를 통해 "작품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 향후 작품에서 다뤄지는 다양한 사안들에 대해 더욱 주의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안84 측의 입장 표명은 없었다.
[홍연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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