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13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인사안을 확정했다.
12월 정기임원 인사를 고집하던 롯데그룹이 8월에 인사를 낸 것은 그룹 내부에서도 이례적이란 평가다. '깜짝'인사의 배경에는 그룹의 양축인 쇼핑과 화학의 동반 실적악화에 따른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그룹 창업이래 최대 위기 상황에서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했고 결국 그룹내 2인자 역할을 했던 황 부회장의 퇴진이 불가피 했다는 것이다.
황 부회장은 '형제의 난'과 신동빈 회장 구속 등 롯데그룹의 위기 상황에서 신 회장의 빈자리를 채운 인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경영에 복귀한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12월 롯데그룹 정기인사에서 송용덕 부회장을 지주로 불러 들여 황 부회장과 함께 '쌍두마차' 체재로 전환했고 황 부회장의 위상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황 부회장이 예상보다 일찍 퇴진하면서 그룹 경영진의 역학구도에도 변화가 일 전망이다. 황 부회장은 경영일선에선 물러나지만 롯데지주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의 이번 인사는 '마무리용'이라기 보다는 본격적인 그룹 체질개선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 성격이 강해 후속인사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 출범한 통합온라인 쇼핑몰 롯데ON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인 반응이 후속인사에서 '세대교체' 카드로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 등 그룹의 체질을 개선하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코로나19사태가 터지면서 그룹이 생존을 위해 변화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됐다"면서 "조직과 인력을 재정비하고 위기상황에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대응하기 위한 인사"라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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