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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오늘부터 달린다] `힐링=웰빙=러닝`, 지금부터라도 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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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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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호모 사피엔스의 후손이다.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호모 사피엔스는 인간의 본질은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데 있다는 인간관을 지녔다.

인간은 스스로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동물과 다르다. 동물은 오직 본능적 충동이라는 육체의 명령으로만 행동한다. 반면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본능을 조절하며 이성의 명령에 따른다.

플라톤(Platon)은 참다운 실재인 이데아(idea)를 보려면 육체에서 비롯된 감각적 경험으로는 인식하지 못하고 오로지 정신활동의 산물인 이성으로만 이데아를 직관할 수 있다고 했다.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말한 데카르트 또한 인간과 기계 또는 다른 동물을 구별하는 가장 큰 기준으로 '이성의 소유'를 꼽는다.

◆새로운 주장으로 엎어진 인류의 믿음

과거 인류는 이렇게 육체적 세계보다 정신세계를 더 중요시해왔다. 정신적인 세계는 하늘과 같은 높은 곳을 의미했고, 몸은 대지와 같은 낮은 곳에 임하게 됐다.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해야 선과 도덕을 깨달을 수 있었고, 몸이 원하는 것은 욕망이란 굴레로 갇혀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형이상학적 세계는 인류가 한낱 유인원으로부터 탄생했다는 다윈의 진화론, 신이 없음을 선언한 니체, 인간의 히스테리는 무의식속에 있는 성적 집착에서 비롯된다고 것을 밝힌 프로이드에 의해 해부되고 만다.

진화론적·과학적 견지에서 보면 정신세계, 이성적 사고라는 것은 뇌라는 신체의 장기에서 생기는 전기신호에 불과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인지하고 생각하는 것이 신경회로의 시냅스와 세포에서 일어나는 화학적·전기적 신호의 결과인 것이고 그 작용이 멈추면 생각과 사고도 사라질 수도 있다.

◆육체로 비롯되는 정신적 건강

"형제들이여, 그대들이 '정신'이라고 부르는 그대들의 조그마한 이성(자아)도 그대들 육체의 도구이다. 그대들의 커다란 이성은 조그마한 도구이며 장난감인 것이다"<'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에서>

니체는 정신은 육체의 도구라고 생각했고 스스로를 보살피고 단련해 건강한 육체를 보존해야 건강한 정신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우리의 관심 밖에 있던 신체를 더 강화함으로서 정신적인 건강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현대 뇌 과학자들은 건강을 위한 유산소운동과 기술이 필요한 복잡한 운동을 병행할 때 뇌 세포의 생성이 촉진되고 신생혈관이 생겨나며, 뇌세포 간의 네트워크가 강화돼 뇌가 젊어지고 건강해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 것인지? 건강한 육체에 정신이 깃드는 것인지?

무엇이 정답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인류가 1800년 이상의 시간 동안 정신세계를 강화시키는 노력에만 치우쳐져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몸에 대한 가치와 역할이 부각되고 인정된 시기는 불과 200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라도 우리는 육체의 가치를 더욱 중요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며 정신과 육체가 서로 균형이 맞도록 애써야 하지 않을까?

몸과 정신은 이제 평등한 지위를 가졌으면 좋겠다. 하루 24시간 중에 정신적 활동과 육체적 활동 시간의 비율을 따져보면 육체를 위해 우리가 할애하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하루 종일 사냥을 해서 한 끼 먹고, 동굴 벽화를 그리다 잠든 선조들에 비하면 우리의 일상 활동의 비율은 엄연히 많은 차이가 난다.

늘어나는 피하 지방과 체중, 고지혈증, 뇌혈관 등의 질환이 더더욱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은 신체적 활동이 영양소 섭취보다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신과 육체를 평등하게 유지하기 위해 매일매일 몸을 뛰게 하고 그것을 즐겁게 익히면 인간의 삶은 훨씬 행복해질 것이다.

육체적·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웰빙,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을 원한다면 달려라.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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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혁우( 정형외과전문의, 의학박사, 스포츠의학 분과 전문의, 남정형외과 원장)

고려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박사학위 및 전공의를 수료했다. 대한 스포츠의학회 분과전문의, 고려대 외래교수, 성균관의대 외래부교수 등을 역임하고 현재 남정형외과 원장이다.

아이스하키, 골프 등 운동 마니아였던 그는 목 디스크를 이겨내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보란 듯이 목 디스크를 이겨냈다. 그 이후로 달리기에 빠져 지금은 철인 3종경기까지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남혁우 남정형외과 원장 / 정리 = 최기성 기자 gistar@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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