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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반도체·외국인` 탈피…韓증시 하이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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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의 판이 바뀐다 ③ ◆

매일경제

글로벌 증시가 코로나19 타격으로 신음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스피가 작년 말 대비 10% 넘게 오르며 역대 최고점 경신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외에도 바이오, 배터리, 플랫폼 등 미래형 신산업에서 약진하는 국내 기업들이 속속 출현하는 데다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에도 '동학 개미'들이 지수를 끌어올린 결과다. 반도체 주가가 오르고 외국인이 사줘야 상승이 가능했던 '천수답형' 한국 증시에 근본적인 체질 변화가 오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지난 12일 코스피는 2432.35로 작년 말 2197.67 대비 약 11%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지수는 5%,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9%, 대만 자취엔지수는 6% 올랐다. 반면 닛케이225지수는 3%, 홍콩 항셍지수는 10%, 영국 FTSE100지수는 17% 떨어졌다. 이 기간에 23% 상승한 나스닥을 제외하면 올 들어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빠른 회복 수준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회복세는 우선 삼성바이오로직스나 LG화학, 네이버 등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성장주들 덕분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에 편중돼 있던 한국 증시가 다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증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들어 줄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전체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1%였지만 13일 23.7%로 떨어졌다.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들어 5.2% 상승했지만 미래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빠르게 늘어난 결과다.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3.6%에 그쳤지만 이날 기준 6.1%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등 바이오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같은 기간 3.5%에서 5.8%로 상승했다.

외국인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개인들이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그동안 한국 증시는 외국인이 매수를 해야 상승세가 가능했다. 2016~2018년 외국인 순매수와 코스피 상승 간 상관계수는 0.7 이상이었다. 반면 올 4월 이후에는 외국인 매도가 이어졌지만 지수 상승이 펼쳐졌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공급에 따라 당분간 이 같은 증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50조7264억원으로, 이는 증시에 진입하려는 대기 자금이 아직도 풍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박인혜 기자 / 우제윤 기자 /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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