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2 (수)

[사설] 총선 넉 달 만에 여야 지지율 역전, 민심이 이렇게 무섭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4·15 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불과 4개월 만에 야당에 역전됐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지지율은 이달 10~12일 실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33.4%와 36.5%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율이 통합당에 뒤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민주당 지지율이 보수계열 정당과 역전된 것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이었던 2016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민심이 최근 몇 달 사이 무섭게 바뀌고 있다는 뜻인데 정치권은 그 의미를 직시해야 한다.

우선 통합당은 20~30% 사이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야당이 잘해서 그런 게 아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장외투쟁이나 막말과 같은 구태와 결별하고 국민들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서는 정치를 해야 한다. 윤희숙 의원의 국회 본회의 발언처럼 매서운 분석과 촌철살인으로 서민들의 가려움을 긁어주는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 13일 통합당은 새로운 정강·정책을 공개했다. 기본소득, 노동자 존중 등 보수정당이 그동안 소홀히 다뤄온 의제들로 정책 범위를 넓혔다. 수권정당으로 거듭나려면 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면서도 스스로 되돌아보고 점검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민주당은 총선 직후 50%를 웃돌던 지지율이 불과 넉 달 사이 급락한 원인부터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중도층 지지자 이탈이 가속화하고 수도권·호남 등 핵심 지지 기반까지 흔들리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부동산 정책 실패가 꼽힌다. 여기에 21대 국회 들어 절대다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이 소득세법, 주택 임대차 3법 등을 일방적·독선적으로 처리한 것도 지지층 이탈에 원인을 제공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제부터라도 민심을 더 겸허하게 살펴야 한다. "경제는 나아지고 부동산값은 안정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내세우기 전에 현장을 두 번 세 번 점검해야 한다. 민생을 더 어렵게 하는 정책들은 과감히 수정해야 한다. 국정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독선·오만이라는 비판이 나오지 않도록 자세를 낮춰야 하고 그러려면 통합과 협치에 걸맞은 인사 쇄신부터 해야 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