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9 (수)

요술 밥솥이 인기라고? 당질 제한식의 마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살을 빼주고 당뇨도 개선하고 각종 성인 질환을 잡아준다는 요술 밥솥이 인기다. 원리는 ‘당질 제한’. 결국 우리 식단에서 당질만 제거하면 되는 거였나?

비만, 당뇨 등 각종 성인병에 좋다는 요술 밥솥의 이름은 실로 다양하다. 당뇨식으로 유명한 닥터키친에서 나온 ‘빼당 밥솥’, 전기 밥솥의 명가를 추구하는 쿠쿠의 ‘저당 밥솥’, 보국전자의 ‘로우로우’ 등 다양한 명찰을 달고 쏟아져 나오고 있다. 원리와 기능은 비슷하다. 한마디로 밥을 지을 때 쌀의 주 성분인 탄수화물을 30~50% 정도 걷어낸다는 것이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생각보다 원리는 간단하다. 쌀과 물을 분리해서 밥을 한다는 거다. 일단 밥솥에 바로 쌀을 앉히는 것이 아니라 구멍이 송송 뚫린 바구니(트레이) 위에 쌀을 올린다. 물은 밥솥에 바로 넣는다. 쌀 따로 물 따로다. 이 과정에서 당질이 섞인 밥물은 구멍으로 빠져나와 밥솥에 남고 증기를 이용해 바구니 안에 담긴 쌀의 뜸을 들이는 것.

시티라이프

당질 제한식의 기초는 주식을 줄이는 거다. 밥, 떡, 빵. 다 아는데 어렵다. 그래서 당질 제한 요술 밥솥이 인기인 것 아닐까?, 닥터키친의 빼당 밥솥. 탄수화물 함량을 줄여주는 기능으로 인기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 중 이 원리를 이용해 집에서 밥을 지어 먹는 경우도 등장했다. 밥이 끓고 나면 일차로 물을 다 따라내고 한 번 찬물로 헹군 후 다시 약간의 물을 더해 뜸을 들이는 방식으로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체험기가 소셜미디어 상에 등장할 정도라는 건 그만큼 저당 밥솥이 화제라는 것. 결국 ‘성인병은 당질을 제한하면 된다’는 믿음 덕분이다. 비만, 당뇨, 혈관질환, 심장질환으로 대표되는 성인병. 과연 우리는 성인병을 당질 제한으로 다 잡을 수 있을까?

당질 제한식의 예찬론자인 일본의 닥터 에배는 우선 ‘당질과 탄수화물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단백질, 지방, 당질은 우리 몸의 3대 에너지원인데 우리는 곧잘 당질과 탄수화물을 혼동한다. 당질은 탄수화물에서 식이섬유를 걷어내고 남은 물질이다.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탄수화물 2.2g, 식이섬유 0.4g이라고 표시돼 있다면 2.2g-0.4g=당질 1.8g이라는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요술 밥솥이 30~50% 탄수화물을 줄인다고 하니, 탄수화물 내의 당질도 확연히 줄어드는 건 엄연한 사실. 닥터 에베는 당질 제한식은 새로 나온 다이어트식이 아니라 ‘700만 년 인류 역사를 이어온 인간이라는 동물의 생리에 맞춰진 식사’라고 말한다. 인간에게 가장 완벽한 식사라는 것이다. 그의 식단은 엄격하고 과격하다. 물론 그가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성인병 하나 없고 왕성히 사회 활동을 한다는 측면에서 본받을 점이 많긴 하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당질이 다량 함유된 주식은 먹지 마라. 즉 식빵, 떡, 볶음밥, 파스타 같은 것들.

▷② 전분 식품인 감자 류를 먹지 마라. 즉, 감자, 고구마, 당면 류 같은 것들.

▷③ 과자를 먹지 마라. 전병 과자나 쌀 과자 같은 것도.

▷④ 건강해 보이지만 이런 건 먹지 마라. 말린 과일, 꿀 같은 것들.

까다로운 내용이다. 하지만 그는 당질 제한식이 칼로리 제한식보다 훨씬 실천이 쉬우며 근육 손실이 적어 성인병 예방에 좋다고 말한다. 당질 제한식으로 머리가 멍해진다는 사람은 보통 당질을 제한하는 것과 동시에 칼로리까지 조절을 했기 때문이니 당질 제한식을 하되 배불리 먹는 게 좋다고. 그래서 그는 칼로리 제한식에서 극도 위험군으로 분류하는 튀김류나 맥주도 얼마간 먹는 것을 허용한다. 하지만 엄격한 당질 제한 식단은 당뇨 등 성인병 환자가 무작정 실천하긴 위험하다. 저혈당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와의 상담으로 자신만의 식단을 조절해야 한다.

당질을 제한한 식사가 그만큼 체중 조절과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건 세계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그리고 이 논리는 지금 유행하는 저당 밥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저당 밥솥은 당질 제한식에 입문하는 기초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특별한 밥솥이 없어도 밥 양을 줄이는 등의 노력으로 당질 제한식이 가능하다. 누구나 알지만 실천은 어려운 법. 그래서 도우미로서 이 요술 밥솥이 인기인 거다.

[글 이진주(프리랜서) 사진 닥터키친, 언스플래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41호 (20.08.11)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