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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혼자보다 같이…코로나 블루 치료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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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코로나19 블루(우울)에 긴 장마가 우리 마음을 공격하고 있다. 오랜 '집콕' 중에 기분이 가라앉거나 의욕상실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실제로 우울증이 그리 멀리 있는 게 아니다.

네덜란드 임상심리학자 휘프 바위선은 "한 사람에게 평균 5~7명 가족이나 친구가 있다고 가정한다면, 그들이 평생 한 번도 우울증을 앓지 않을 확률은 거의 로또에 당첨될 확률과 비슷하다"고 밝힌다.

그는 저서 '소중한 사람에게 우울증이 찾아왔습니다'를 통해 우울증을 빨리 발견하고 제대로 이해하는 게 치료의 첫걸음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무엇을 해도 좋은 줄 모르고 마음이 한없이 가라앉는 것이다. 그런데 환자는 "우울하다"는 표현 대신 이런저런 말로 돌려 표현할 수 있다. "컨디션이 너무 안 좋다" "기분이 자꾸 가라앉네" "깜깜한 방에 갇힌 기분이야" "빛이 안 보여" 등으로.

우울감은 하루 동안에도 다른 모습을 띨 수 있다. 대부분 오후보다 오전이 더 심해서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기가 정말 힘들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더 누워 있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하지만 정반대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기분이 좋다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나빠진다.

중증 우울증 환자는 무엇보다 공허감에 시달린다. 자신과 감정 사이에 '유리벽'을 쌓아 아무것도 못 느낄 때도 있다. 마치 심장이 꽁꽁 얼어붙은 것처럼 아름다운 음악을 들어도 아무 감흥이 없다. 수면장애와 식습관 변화에 따른 소화기 장애가 동반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피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울증에 걸린 가족이나 친구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저자는 그들이 도움을 거부하더라도 관계를 유지하라고 조언한다. 실제로 아플 때 자신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좋았다는 환자들이 많다. "최악의 상태일 때는 깊은 검은 구멍에 빠져 있었다. 가끔 그 구멍 가장자리에 얼굴 하나가 나타났다. 그 얼굴이 희망을 주었다. 오롯이 나 혼자인 건 아니라는 기분이 들었다"고 고백하는 환자도 있었다.

환자가 몇 번 거절하더라도 파티나 생일잔치에 계속 초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난 네가 왔으면 좋겠어. 물론 싫다면 안 와도 괜찮지만." 이런 식의 부담 없는 권유로 환자를 자꾸 밖으로 나오게 만들 필요가 있다.

또 자신만 빼고 초대를 안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환자는 따돌림 당한 기분이 들어 부정적 자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한다. 가장 어렵지만 또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섣불리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판단을 하면 환자는 더 외로움을 느낀다. 상대에게 필요한 것은 예전보다 더한 애정과 소속감이다.

파킨스병과 치매로 우울증을 앓았던 부모를 20년간 돌봤던 저자의 조언이라서 더 와닿는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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