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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아이 돌봄 사업에 뛰어든 소녀들의 꿈과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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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김선영의 드담드담

미국 드라마 <베이비시터 클럽>


한겨레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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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인 크리스티 토머스(소피 그레이스)는 싱글맘 가정의 셋째다. 일과 네남매 육아를 홀로 감당해야 하는 엄마 엘리자베스(얼리샤 실버스톤)가 어린 막내를 맡길 사람이 없어서 힘겨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크리스티는 ‘아이 돌보미 사업’을 구상한다. 단순한 상업적 서비스가 아니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재밌게 놀아주고 진심으로 돌봐주는 이 사업의 이름은 ‘베이비시터 클럽’. 크리스티의 단짝 친구 메리 앤(말리아 베이커)을 비롯해서 소꿉친구 클로디아 키시(모모나 타마다), 그리고 뉴욕에서 이사온 스테이시 맥길(셰이 루돌프)이 차례로 클럽에 합류하면서 사업은 점점 활기를 띠어간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베이비시터 클럽>은 아이 돌봄 사업에 뛰어든 소녀들의 꿈과 우정을 그린 성장드라마다. 미국에서 1986년도 발간과 동시에 선풍적 인기를 끌며 아직까지도 아이들의 필독서 중 하나로 손꼽히는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1990년대 에이치비오(HBO)에서 제작한 티브이 시리즈를 비롯해서 이미 드라마, 영화 등으로 만들어진 바 있다. 이번의 넷플릭스 시리즈는 원작의 핵심 메시지와 따스한 아날로그 정서를 간직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덧입혀 현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베이비시터 클럽>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클럽 멤버들의 다채롭고 개성적인 캐릭터에 있다. 클럽의 회장 역할을 맡은 크리스티는 성차별에 민감하고 자기주장이 강한 페미니스트이고, 서기를 담당하는 메리 앤은 조용한 모범생이다. 부회장 클로디아는 패션과 미술에 탁월한 감각을 지닌 예술가이고, 스테이시는 수학적 능력이 탁월하고 이성적인 캐릭터다. 드라마는 이들에게 매회 돌아가면서 화자의 역할을 부여하여 각각의 캐릭터를 공평하게 조명한다.

서로 다른 성격의 인물들이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뭉치는 과정에서 갈등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결국엔 이들 스스로가 문제점을 깨닫고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어느 하나 모난 캐릭터가 없고 실수를 하더라도 금세 반성하는 모습들이 사랑스럽다. 각 인물들의 가정 배경 설정도 인상적이다. 한부모 가정, 이혼 가정, 동양계 이주민 가정, 질환자 가정 등 소위 ‘정상 가족’의 이상적 형태에서 벗어난 다채로운 환경이지만, 드라마는 이를 결코 결핍으로 그리지 않는다. 각자의 환경적 특성으로 인한 고민은 있을지언정 다 이해할 만한 문제로 그려진다.

참으로 이상적인 이 성장드라마는 넷플릭스 콘텐츠의 진정한 경쟁력이기도 하다. 흔히 기존의 티브이 콘텐츠와 비교할 때 넷플릭스의 강점은 상대적으로 검열에서 자유로운 상상력과 높은 수위에 있다고 보지만, 그 진가는 어른·아이 모두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는 전체 연령가 콘텐츠에서 드러난다. 아동 콘텐츠와 성인 콘텐츠의 구분이 뚜렷한 국내 미디어가 배워야 할 지점이다. 티브이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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