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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자전거 탄 5세 소년이 마당 넘어 왔다고...이웃 청년, 총 쏴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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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이웃 소년 살해한 25세 흑인 남성 '1급 살인' 적용

조선일보

총격 사건으로 숨진 캐넌 히넌트. /페이스북 캡처


최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선 5세 소년이 아버지 집 근처에서 자전거를 타며 놀다가 머리에 총을 맞아 숨지는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범인은 옆집에 사는 25세 남성이었다.

14일(현지 시각) USA투데이·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 윌슨 경찰은 캐넌 히넌트(5)를 총격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다리우스 세섬스(25)에게 1급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 발표와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해보면 사건은 이렇다. 지난 9일 오후 캐넌은 노스캐롤라이나 윌슨에 있는 아버지 집 근처에서 자전거를 타며 누나들(각각 8세·7세)과 놀고 있었다. 아버지 오스틴 히넌트는 집 안에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웃인 세섬스가 나타났다. 세섬스는 캐넌의 머리에 총을 겨눴다. 총소리에 놀라 달려나온 아버지는 쓰러진 아들을 끌어안고 울며 “도와달라, 우리 아들을 구해달라”는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총을 들고 달아나는 세섬스를 봤지만, 아들을 두고 세섬스를 쫓아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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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 소년 살해 혐의로 체포된 다리우스 세섬스. /현지 경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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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넌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세섬스는 10일 차로 30분 거리 정도 떨어진 노스캐롤라이나 동부 골즈버로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세섬스의 범행 동기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USA투데이는 “경찰은 해당 총격 사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거의 공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캐넌의 아버지는 언론 인터뷰에서 “왜 캐넌이 죽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섬스을 포함한 이웃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려고 노력했고, 세섬스와 함께 맥주를 마신 적도 있는 등 그와 아무 불화가 없었다고 했다.

다만 캐넌이 자전거를 타고 세섬스의 집 뜰을 넘나들었기 때문에 세섬스가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는 추측이 나온다. 캐넌의 가족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올린 글에서 “아름다운 5세 소년이 자전거를 타다 이웃에게 근접 사격(poink blank)을 당했다”며 “소년이 1분 동안 삶을 즐긴 직후 그의 삶은 끝이 났다. 왜냐하면 그가 이웃의 뜰을 침범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13일 캐넌의 장례식이 엄수됐다. 캐넌을 추모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장례식을 찾았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트위터 등 인터넷상에는 캐넌을 추모하는 글이 많이 올라왔다.

일부 네티즌들은 주류 언론들이 이 사건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총격범인 세섬스가 흑인이고 희생자인 캐넌이 백인 소년이기 때문에, 주류 언론들이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운동 등의 눈치를 봐서 이 사건을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이 사건을 설명하는 글에 캐넌의 이름과 함께 ‘#SayHisName(그의 이름을 말하라)’는 해시태그(검색을 쉽게 하려 #을 붙이는 것)를 붙이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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