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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사이언스카페] 500년만에 매독 주범 누명 벗은 콜럼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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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성병 매독(梅毒)이 콜럼버스가 신대륙에서 돌아오기 100년 전부터 이미 유럽에 퍼져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메리카 신대륙으로 가는 항로를 연 콜럼버스가 유럽에 지독한 성병을 퍼뜨린 주범일 수 있다는 오명(汚名)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스위스 취리히대의 베레나 슈네만 교수 연구진은 지난 13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중세 유럽인 유골에서 DNA를 조사해 매독균이 이미 1400년대 초 유럽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 유럽에 돌아온 게 1493년이니 약 100년 전에 이미 매독균이 유럽에 있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콜럼버스가 신대륙 원주민과 접촉하기 전에 매독균이 유럽에 있었음을 보여주는 첫 DNA 증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15세기 유럽을 휩쓴 매독은 5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기록상으로 1495년 프랑스 용병이 처음 매독에 걸렸다고 나온다. 미국 미시시피 주립대 몰리 주커만 교수는 사이언스 인터뷰에서 “DNA의 연대 폭이 넓어 콜럼버스설을 완전히 반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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