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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이재명이 이낙연 제쳤다… 지지율 첫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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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차범위 내로 뒤집힌 대선주자… 與 "누구 쪽에 줄서나" 당혹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지난 11개월간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다 14일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오차 범위 내에서 1위를 내줬다. 여당에서는 비주류인 이 지사가 '깜짝 1위'를 하자 "여권 권력에 대변동이 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 의원은 지난해 9월 21%로 1위를 기록한 뒤 지난해 11월엔 2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후 조사에서도 23~28%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1위를 유지했다. 지난달 지지율은 24%였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선 이보다 7%포인트 감소한 17%의 지지율로 2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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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론 흔들? 비주류 깜짝 1위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왼쪽 사진) 의원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남북 교류 재개 관련 토론회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경기도청에서 코로나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도내 모든 종교시설에 대해 15일부터 2주간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내린다”고 했다. /이덕훈 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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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은 지난해 9월 8%였고, 순위는 3위였다. 이후 이 지사의 지지율은 올 2월까지 한 자릿수(3~9%)였고, 순위도 3·4위에 머물렀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한창이던 올 3월 이 지사 지지율은 11%로 올랐다. 순위도 이 의원에 이어 2위가 됐다. 그의 지지율은 3~5월 11%, 6월 12%, 7월 13%로 오름세를 보였다. 이후 이번 조사에서 19%를 기록하며 이 의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이다. 갤럽은 "이 지사는 중앙·기성 정치인들보다 자유롭게 발언한 점이 유권자들에게 어필한 것 같다"고 했다. 이 지사는 코로나 사태 때 신천지에 강경 조치를 하고 재난지원금 대폭 확대를 주장했다. 미분양 장기 공공임대주택 확대 등 여권 지지층 입맛에 맞는 '사이다' 발언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총리를 지낸 이 의원은 정부의 실정(失政)에 대해 '신중 검토' 같은 '고구마' '철학자' 발언으로 대통령과 함께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이 지사와 이 의원의 지지율 차이는 2%포인트로 오차 범위(±3.1%포인트)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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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은 술렁였다. '권력 대이동'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았다. 여당 의원들은 "완전 쇼킹한 사건" "이 의원이 벌써 밀릴 줄 몰랐다" "어느 쪽에 줄 서야 하나" 등의 반응을 보이며 웅성거렸다. 일각에선 8월 29일로 예정된 차기 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서 '이낙연 대세론'도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당내에선 "당 대표로는 이 의원을 지지하지만, 대통령으로 누구를 지지할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말하는 의원도 있었다. 실제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의원 일부는 "이 지사를 돕겠다"고 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이 사실상 무죄로 나면서 '족쇄'가 풀린 이 지사가 여권의 권력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며 "비주류인 이 지사가 문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온 이 의원을 앞섰다는 건 여권의 권력 분화를 뜻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의원 측은 이날 조사 결과에 크게 당황한 분위기였다. 이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민심은 늘 움직이는 것"이라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 의원의 전당대회 캠프에선 '대책회의'를 여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캠프 관계자는 "이 의원 지지율은 대통령과 당 지지율과 연동하는 경향이 있다"며 "당 대표가 되면 정책 주도권을 잡고 메시지도 보다 선명히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날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 하락에 대해 "여러 현안에 대해 쌓인 국민의 실망과 답답함은 저에게도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당 대표 후보로서 특별한 책임감을 느낀다"는 공식 입장을 내기도 했다.

이 지사 측은 '표정 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지지율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 지사와 가까운 한 의원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경기도정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고 했다.




[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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