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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文 "국민 1명도 포기 않겠다"지만..北 억류 6명은 생사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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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식에서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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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한민국은 이제 단 한 사람의 국민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만큼 성장했고, 그만큼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 해적과 리비아 무장괴한 등에 납치됐던 우리 국민을 구출한 사실, 코로나 급속 확산되던 외국에서 우리 교민 4만6000여명을 국내로 데려온 사실을 소개했다. 해외 독립유공자 5명의 유해를 봉환한 사실도 거론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에 억류돼 있는 우리 국민 6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북한에는 김정욱·김국기·최춘길 선교사와 탈북자 등 최소 6명이 불법 억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김정욱 선교사의 경우 억류된 지 만 7년이 돼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들에 대한 언급을 되도록 피해왔다.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해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들은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진전되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풀릴 문제”라는 논리로 이 문제를 뒤로 미뤄왔다.

야권에선 이들에 대한 구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정부를 비판해왔다. 2018년 남북관계가 한창 좋을 때도 6명의 석방은 고사하고 생사 확인 노력도 제대로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직 통일부 관리는 “남북관계가 민감한 시점임을 감안해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억류자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점은 이해된다”면서도 “대통령이 고인이 된 해외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까지 치적으로 내세우면서 정작 이 순간에도 북에 억류된 우리 국민들의 고초에 대해 입을 다문 것은 아쉽다”고 했다.

앞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열린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우리 국민 6명이 북한에 억류된 사실에 대해 “몰랐다”고 답하기도 했다. 당시 미래통합당 지성호 의원은 “북한 정권 만행으로 인한 피해가 대한민국 국민에게 일어나고 있다”며 북에 억류된 우리 국민 6명 중 선교사 3명의 사진을 보여줬다. 이 장관이 모르겠다고 하자 지 의원은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정말 이분들을 모르냐”고 재차 물었고, 이 장관은 “아직 몰랐다. 오늘 배우겠다”고 했다.

[이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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