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 경기 일부 지역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 가운데 서울시에서도 유충 발견 신고가 접수됐다. 서울 만리동에 사는 김모씨는 지난달 19일 오후 11시쯤 자신의 집 욕실에서 목욕하던 중 바닥에서 길이가 1㎝ 정도 되는 붉은 유충을 발견했다. 수도사업소 관계자들은 유충을 수거한 뒤 정확한 유입 경로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제공=뉴스1 |
[the300]인천에서 발생한 ‘수돗물 유충’ 사태와 관련, 중앙과 지방 정부 간 원활한 소통체계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돗물 유충 다수가 4급수에서도 사는 수질오염 지표종인 ‘깔따구’로 확인되면서 수돗물에 대한 불신과 혼란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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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수돗물 유충' 민원→13일 환경부, 언론 통해 인지→16일 돼서야 '비상대책체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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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입법조사처(입조처)가 지난 6일 발행한 ‘수돗물 유충 발생현황과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달 9일 수돗물 유충 민원이 발생했으나 같은달 13일 언론을 통해 사태를 인지했다.
인천시는 지난달 14일 오후 비로소 수돗물 음용을 금지했고 민원인에 대해 필터와 병물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환경부와 인천시가 합동으로 비상대책체계를 구축한 것은 민원 발생 7일 후인 지난달 16일 오전 10시30분이다.
입조처는 “이마저도 개선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인천 지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붉은 수돗물’ 사태 때는 인천시가 주민 여론 악화를 우려해 자체 해결을 추진했다. 결국 사고 발생 후 14일만에 환경부에 지원 요청했다고 입조처는 설명했다.
‘붉은 수돗물’ 사태는 지난해 인천시 공촌정수장에서 직접 수돗물을 공급받는 8500여 가구에서 시작된 붉은 수돗물 피해를 말한다. 발생 초기 사태를 수습하지 못해 피해가 인천시 중구 영종동, 영종1동, 강화군까지 번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후 박남춘 인천시장이 공식 사과하고 ‘수돗물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으나 올해에는 ‘수돗물 유충’ 사태가 나타났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해 6월 인천시 서구 아파트 단지를 방문해 붉은 수돗물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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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민원, 정부와 공유해야…숨기는 지자체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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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입조처는 지역 수돗물 사고가 지체 없이 중앙 정부에 전달되는 소통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수돗물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로 이같은 소통 체계는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닌 국가 차원의 문제라는 설명이다.
수돗물 민원신고 창구를 정부도 공유하도록 하고 이를 숨기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제재 규정을 두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입조처는 밝혔다. 국민이 쉽게 민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환경부 담당부서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개선 방안으로 꼽힌다.
입조처는 또 숙련된 기술인력 확보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수시설운영관리사를 적절하게 평가하고 이같은 전문인력을 배치한 지자체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거론된다. 정수시설운영관리사는 수도법에 따라 정수시설의 운영과 관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자격을 부여받은 전문 인력이다.
활성탄 조달 시 인증제품을 구매하도록 하고 교체 주기 결정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도 필요하다고 입조처는 밝혔다. 활성탄은 수돗물 품질 개선을 위해 도입된 고도 산화공정 중 하나인 활성탄 여과지에 쓰인다.
입조처 관계자는 “이번 ‘수돗물 유충’ 사태는 상수도사업소 운영자들의 기술 부족으로 인한 ‘관재’라는 지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 제공이라는 환경부 비전을 이루기 위해선 상수도 분야 전문 기술인력 확보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붉은 수돗물' 사태로 피해를 당한 인천 서구지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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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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