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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전광훈과 미래통합당

신천지 때 미적대다 뭇매 맞은 통합당 '전광훈과 선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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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 당 대변인 "전 목사와 아무 관계 없다" 선 긋기
'통합당=광화문 집회=전광훈 목사' 프레임 깨기 시도
한국일보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정부와 여당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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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 속에 8 ㆍ15 광화문 집회를 강행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를 향해 미래통합당이 "전 목사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전 목사 참석 집회에 일부 통합당 전 ㆍ현직 의원들이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데 엮이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한 것이다. 올해 초 대구발 신천지교회 집단 감염 사태 당시, 신천지를 향한 비판에 미적거리던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전광훈 선긋기'에 통합당은 발빠르게 대응하는 분위기다. 김은혜 당 대변인은 18일 논평을 내고 "전 목사는 정부의 방역시책에 협조하지 않은 채, 공동체의 안위마저 위협하는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통합당은 전 목사와 아무 관계가 없으며, 함께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코로나 방역 측면에서 광화문 집회는 잘못"이라 거리를 뒀고, 김기현 의원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광훈에 책임 물어야 하는 점을 부인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통합당의 이같은 모습은 '통합당=광화문 집회=전광훈 목사'라는 프레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통합당은 올해 2월 신천지교회 집단감염 사태가 확산했을 당시 " (통합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신천지교회와 관계가 있다"는 공격에 '회피 전략'으로 일관하다가 뭇매를 맞았다. 황교안 전 대표가 3월 초가 돼서야 신천지교회와 무관하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었다. 코로나19 대응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4ㆍ15 총선 참패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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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 언론인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구=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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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통합당은 단순히 전 목사와 선긋기 뿐 아니라 여권의 프레임 공격에도 맞불을 놓았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면으로 진행된 지방의회의원 온라인 연수 라이브에서 "8ㆍ15 광화문집회가 있고 우연치 않게 또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자, 더불어민주당이 마치 통합당이 광화문 시위를 주도한 것처럼 비난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처사에 대해 굉장히 유치한 사람들이라 생각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광화문 집회에 홍문표 의원과 김진태, 민경욱 전 의원 등 전ㆍ현직 통합당 의원이 참석한 것을 들어 민주당이 "통합당이 참석 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사실상 방조했다"고 공격한데 직접 대응한 것이다. 당 내부에서는 최근 지지율 상승세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칫 찬물을 끼얹는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중도 외연 확장이 최대 과제인 통합당 입장에서 (전 목사와 함께) 극우 이미지가 더해지는 것만큼 피해야 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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