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이 보합 국면에 들어갔다. 2018년 9·13대책, 지난해 12·16대책 이후 강남권 집값이 보합을 이루다 하락한 뒤 서울 아파트값이 순차적으로 떨어진 바 있다. 강남권에선 호가 하락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세금을 피하기 위한 매물이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풍부한 유동성, 매도자 우위 시장 구도 등의 영향으로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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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아파트값 대책 발표후 5주만에 보합… 호가 하락에 '하락 전환' 가능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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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8월 셋째 주(17일 기준)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아파트값은 2주 연속 보합을 기록했다. 서초·송파가 0.00%, 강남·강동이 0.01%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지난 6월 첫째 주까지 하락하던 강남4구 아파트값은 상승 반전한 뒤 지난달 첫째 주 0.13%까지 상승폭이 확대됐다. 하지만 7·10대책이 나온 뒤 상승폭이 축소되다 보합 수준까지 내려왔다.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도 비슷한 양상이다. 이번 주 0.02%를 기록하며 지난달 첫째 주 0.11%의 상승률을 기록한 뒤 꾸준히 상승폭이 축소되고 있다.
시장에선 통상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강남권 아파트값이 하락한 뒤 서울 아파트값이 뒤따라 떨어졌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비슷한 추이를 보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018년 9·13대책 발표 이후 강남4구 아파트값은 6주 만에 하락했고 서울은 9주 만에 하락했다. 지난해 12·16대책 발표 이후로도 강남4구 아파트값이 6주 만에 하락했고 서울은 발표 후 13주 만에 보합 전환한 뒤 15주 만에 떨어졌다.
이번 7·10대책 이후로도 강남4구 아파트값은 5주 만에 보합을 기록했는데 일부 호가 하락이 관측되면서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다. 강남권 시세 '풍향계'로 불리는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 매물 호가의 경우 전날 23억2000만원에서 23억원으로 2000만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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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강화에 내년 상반기까지 급매물 나오며 하락"… 풍부한 유동성에 보합 전망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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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 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여태껏 대책 발표 이후 강남은 1개월, 서울 전체적으로는 3~6개월, 수도권은 9개월 뒤 하락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올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아파트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 팀장은 "올 연말~내년 상반기 급매물도 나올 것"이라며 "내년부터 고가 1주택자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요건이 강화되면서 오는 10월부터 관련 매물들이 나오고, 내년 6월1일부로 다주택자 세금이 강화되기 때문에 내년 4~5월 전까지 급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올 하반기까지는 매물량이 많지 않아 아파트값이 하락으로 추세 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시장에 매물이 많지 않아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기 때문에 올 하반기까지는 마이너스 변동률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의 강력한 수요 억제책과 코로나19 재확산이 집값 하락 요인이지만 풍부한 유동자금, 하반기 토지보상금 유출 등의 상승 요인이 그대로라 보합국면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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