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후보 수락연설
“네 개의 역사적 위기 동시 도래
단합해 어둠의 시절 극복하자”
부인과 함께 활짝 20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 수락 연설을 마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왼쪽)이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포옹하며 웃고 있다. 이날 전국에 중계된 연설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미국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자며 ‘통합’을 강조했다. 윌밍턴 |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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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미국을 너무 오랫동안 어둠과 분노, 공포, 분열로 덮었다”면서 “나는 어둠이 아니라 빛의 동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정치적 고향인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택 인근 체육관에서 화상으로 전국에 중계된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자며 ‘통합’을 강조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둠’의 편에, 자신이 ‘빛’의 편에 서 있다는 비유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우리는 단합해 미국을 덮은 이 어둠의 시절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역사는 이 미국의 어둠의 마지막 장의 끝이 오늘 여기서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금 역사는 미국이 그간 마주치지 못했던 가장 어려운 순간에 우리를 데려다 놓았다”면서 “4개의 역사적 위기가 동시에 도래했다”고 말했다.
그는 “100년 만에 최악의 감염병 대유행, 대공황 이래 최악의 경제위기, 1960년대 이후 가장 강력한 인종 정의 요구, 기후변화라는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자 속도가 빨라지는 위협”을 4대 위기로 규정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연설 내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는 대신 ‘이 대통령’ 또는 ‘현직 대통령’이라고 부르면서 그가 위기를 초래한 장본인이지만 해결 능력과 리더십이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만약 그에게 4년이 더 주어진다면 그는 지난 4년과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책임을 지지 않고, 이끌기를 거부하며, 남들을 비난하고, 독재자 비위를 맞추며, 증오와 분열의 불길을 부채질하는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코로나19 위기와 관련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도로, 교량, 고속도로, 통신망, 항만, 공항, 상수도 등 공공인프라에 대한 투자, 제조업 일자리 500만개 창출을 통해 경제를 재건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나를 지지하지 않은 이들을 위해서도 똑같이 열심히 일할 것”이라며 ‘통합’을 강조했다. 외교·안보 정책 구상과 관련, 동맹과 함께하겠다며 “독재자들에게 비위를 맞추는 시절은 끝났다”고 밝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연설은 특유의 짧은 문장으로 구성됐지만 단호한 어조였다. NBC뉴스 앵커이자 기자인 안드레아 미첼은 자신의 트위터에 “1970년대부터 그를 봐왔지만 그가 이보다 더 좋은 연설을 한 걸 본 적이 없다”고 평가했다. 폭스뉴스 앵커 크리스 월러스도 “엄청나게 효과적인 연설”이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리커처’가 아니라 ‘후보’를 맞상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24~27일 전당대회를 열어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후보로 공식 선출한다.
양당이 후보 지명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면 미국은 11월3일 대선을 향한 본격적인 선거정국으로 돌입한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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