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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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최근 집값 급등에 대해 "정부 탓만이 아닌 투기세력 탓"이라고 진단하며 논란에 불을 붙였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념 성향과 무관하게 "현 정부의 대응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 이유와 해법에 대해서는 시각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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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투기심리 전염병처럼 사회에 번져"
추 장관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투기세력이 돈 많은 일부에 국한되지 않고 일부 주부에 이어 젊은 층마저 투기심리가 전염병처럼 사회적으로 번졌다"며 "부동산 정책을 비웃는 작전세력이 있고, 그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일반화돼 어떤 정책도 뒷북이 될 수밖에 없다. 이걸 전적으로 정부 탓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라고 밝혔다.
추 장관은 지난달 '금융의 부동산 지배를 막아야 한다'는 취지로 꺼낸 '금부분리' 주장도 다시 언급했다. 그는 "서민이 집을 구할 때는 금융지원을 제대로 해줘야 하지만 투기자본으로 대출되지 않도록 하는 금부분리(금융과 부동산 분리) 방안을 고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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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 그룹 좌장 "정권 초 장하성 정책실장 책임 커"
부동산 정책에 대한 추 장관의 신념은 대구 지역 진보 경제학자들이 주축이 된 '헨리 조지 포럼'에서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헨리 조지 포럼의 좌장인 김윤상 전 경북대 석좌교수도 '현 정부가 전적으로 책임이 없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김 전 교수는 2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다 풀고 빚내서 집을 사라고 했기 때문에 '기름'이 꽉 차 있었다"며 "이 정부에서 그것을 알면 처음부터 '기름'에 '불'이 붙지 않도록 해야 했는데, 소방수 역할을 제대로 안 했다. 이번 정부의 잘못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해야 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토지 불로소득을 없애는 근본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초기부터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부동산 규제 정책을 추진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충분한 공급이 필요하다"는 주류 경제학자들의 시각과는 다르다.
김 전 교수는 특히 정권 초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책임이 크다고 했다. 그는 "장 전 실장이 (우리 사회에 대해) 소득 불평등은 크지만 자산 불평등은 크지 않다고 했다"며 "그런 인식을 가지고 있어 부동산 정책이 이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부동산 정책라인인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 대해서도 "감각이 없다. 김 실장은 재벌개혁이 전공이고, 김 장관은 부동산 정책을 많이 다뤄보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권 아파트단지.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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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경제학자·야당 "현 정부 책임 커"
반면 주류 경제학자들과 야당 인사들은 현재 부동산 급등의 원인에 대해 "현 정부 책임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추 장관 주장에 대해 "투기 세력이 누구인지, 어떤 거래가 법에 저촉이 되는 투기인지 정확히 정의해야 하는데 법질서를 지켜야 할 법무부 장관이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며 "이는 국민에게 공포심을 갖게 할 뿐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금부분리 주장에 대해서는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에게만 대출이 이뤄지면 금융회사 부실 문제가 커지기 때문에 이는 금융회사가 판단할 문제"라며 "추 장관의 월권"이라고 지적했다.
미래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본인 페이스북에서 "젊은 맞벌이 부부가 애써서 아파트를 구하려는 게 투기냐. 자식 교육을 위해 집을 옮기려는 주부가 투기세력이냐"라고 물었다. 그는 "부동산 정책 실패는 추 장관처럼 내 집 마련의 실수요자들까지 투기세력으로 범죄시하는 관념 좌파의 비뚤어진 인식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유튜브 대담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23타수 무안타, 타율 0할0푼0리"라고 비꼬았다. 안 대표는 "이제는 더이상 부동산 정책을 국토부 장관이 주문해서는 안 된다"며 "경제부총리 수준에서 다른 부처들과 종합해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광우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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