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길목'인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주민들이 23일 오전 태풍 북상 소식에 놀라 항 내에 있던 어선을 인양기를 이용, 육지 적치장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8호 태풍 ‘바비’가 한반도를 향해 빠르게 올라오면서 27일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인근을 지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바비는 오는 26일 오후 3시 서귀포 서쪽 약 120㎞ 부근 해상에 도착해 다음날 오후 3시 백령도 북동쪽 약 130㎞ 부근 육상으로 올라올 전망이다. 바비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중심기압 985hPa(헥토파스칼), 최대 풍속 시속 97㎞, 강풍반경 250㎞ 정도의 ‘중형’ 태풍으로, 시속 11㎞의 속도로 동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애초 강원도 속초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관측됐으나 북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바비가 제주도에 가장 가까워지는 시점은 26일 오후, 서울에 가장 근접하는 때는 27일 오전으로 예상된다. 26일 바비는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달하며, 27일에도 ‘강’한 세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밤부터 27일 사이 제주도와 전라 해안에는 최대 순간풍속 시속 144∼216㎞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 시기 제주도와 지리산 부근에는 최대 300㎜ 이상, 전라도에는 최대 150㎜의 많은 비가 내리고, 그 밖의 지역 강수량도 30∼100㎜를 기록할 것으로 예보됐다.

바비는 베트남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베트남 북부 지방에 있는 산맥의 명칭이다.


환경부는 태풍 바비 북상에 대비해 이날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 상황실에서 긴급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전국 하천 수위를 점검하고 강수 시 댐 저수량 조절에 들어갔다. 정부는 전국 하천 65개 주요 지점의 하천 수위 변동을 예측하고, 계획 홍수량의 50% 초과가 예상되면 주의보, 70%가 넘을 것으로 보이면 경보를 발령한다. 특보 발령 시 해당 지역 주민에겐 재난문자를 발송한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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