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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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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의 '빅픽처'…美 틱톡 제재는 그의 작품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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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백악관 만찬 참여해 틱톡 안보위협 강조

저커버그-의원 회동후 美정부 틱톡 조사 착수

WSJ "페이스북, 틱톡 위기의 최대 수혜자"

이데일리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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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앱) 틱톡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강력한 제재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가(CEO)의 작품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틱톡의 위기로 가장 수혜를 입는 기업이 페이스북이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저커버그 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틱톡 제재를 사실상 부추겼다고 진단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지난해 10월말 워싱턴 DC를 방문, 비공개 백악관 만찬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의원들 앞에서 중국 인터넷 기업들이 미국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 정부의 주된 관심사는 페이스북에 대한 규제가 아니라 중국 기업들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커버그 CEO가 같은달 워싱턴DC 조지타운 대학 강연에서 “틱톡은 페이스북과 달리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다. 심지어 미국에서도 시위와 관련된 발언들이 검열되고 있다. 미국의 가치를 위협한다”고 강조했는데, 백악관 만찬에서도 비슷한 의견을 내비쳤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저커버그 CEO는 또 지난해 9월 미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인 톰 카튼(아칸소주) 공화당 상원의원과, 척 슈머(뉴욕주)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났다. 이후 코튼 의원은 정보당국 관계자에게 틱톡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고 미 정부는 틱톡 조사에 착수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돌연 올해 봄부터 틱톡·위챗 등과 같은 중국 앱들에 대해 미국 내 사용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위협하기 시작했다. 중국 IT기업들이 미국인들의 개인정보를 탈취해 공산당에 보내는 스파이 행위를 하고 있다며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그리고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개인과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 간의 거래를 중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WSJ은 “저커버그 CEO가 미 정치권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틱톡의 고전으로 페이스북만큼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IT회사는 없다”고 틱톡의 제재가 저커버그 CEO의 작품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하기 전날인 이달 5일 틱톡과 거의 똑같은 짧은 동영상 제작·공유 서비스 ‘릴스(Reels)’를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틱톡을 대놓고 베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아울러 페이스북은 정치권을 대상으로 하는 ‘미국의 우위’라는 로비 단체를 만들어 영향력을 강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단체를 통해 미 IT기업들의 경제, 국가안보, 문화적 기여를 극찬하는 광고를 내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 슬로건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비영리 연구단체인 책임정치센터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상반기 로비 지출액은 지난해 8위였다가 올해 1위로 뛰어올랐다.

한편 틱톡을 인수하게 될 미 기업이 어디가 되느냐에 따라 페이스북과 경쟁을 펼치게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기업들의 틱톡 인수 마감 시한을 내달 15일까지 유예했으며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 트위터, 오라클 등이 틱톡과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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