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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다만악' 홍원찬 감독 "박정민의 유이, 첫 등장부터 본인의 리듬으로 완성" [엑's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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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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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홍원찬 감독이 극 중 유이 역으로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준 배우 박정민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지난 5일 개봉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개봉 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며 23일까지 410만 관객을 동원, 꾸준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개봉하면서 영화의 히든카드로 손꼽혔던 박정민의 활약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 속에서 박정민은 인남(황정민 분)의 조력자 유이 역을 맡아 극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긴박한 전개 속 관객들의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외적으로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한 모습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박정민과 '오피스'(2015)를 함께 하며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홍원찬 감독은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박정민과 함께 했던 작업 과정을 전하며 "박정민이라는 배우가 소화하는 유이라는 캐릭터를 현장에서 만날 수 있던 것은 큰 즐거움이었죠"라고 기뻐했다.

홍원찬 감독은 "박정민 배우는 전에도 같이 작업했던 경험이 있었잖아요. 어떤 역할을 맡게 됐을 때 이 친구가 얼마나 캐릭터 공부를 열심히 하는지, 또 이 배우가 가진 장점들을 저 역시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이미 어느 정도는 파악하고 있었죠"라며 "한마디로 모범생 스타일이에요. 자료를 많이 보면서 공부하고 연구하고, '오피스' 이후의 작품들도 쭉 봐왔었지만 '이 친구가 정말 엄청나게 공부를 많이 했구나'라는 것이 느껴졌었죠"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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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는 '무엇을 준비해 달라'고 특별히 말하지 않았다"고 말을 이은 홍원찬 감독은 "유이가 공연 장면에서 첫 등장을 하잖아요. 공연 콘셉트라든지 음악 같은 부분은 제가 생각하는 음악을 몇 개 골라서 보내주면 (박)정민 씨도 그것들을 듣고 난 후 얘기를 전해주고, 그렇게 같이 얘기를 나눴어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이런 캐릭터를 연기할 때 보통 과장해서 많이 표현할 수 있는데, 그러지 말자는 것이었죠"라고 얘기했다.

박정민이 연기한 유이는 트랜스젠더다. 홍원찬 감독은 "어떻게 보면 우리가 그 사람들을 볼 때 생각하는 선입견 같은 것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 쪽 현지에서 트랜스젠더 분들을 직접 만나봤는데, 날씨가 더운 지방이다 보니 보통 티셔츠에 타이트한 청바지처럼 수수하게 입고 있더라고요. 요란한 의상을 입거나, 화려한 화장을 하거나 그러지 않았어요. 정민 씨는 워낙 똑똑한 친구니까, 의상 콘셉트도 제가 생각했던 것에 맞춰서 본인이 잘 잡아오더라고요.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적절한 톤이었죠"라고 짚었다.

영화를 본 관객들 사이에서 유쾌하게 회자되고 있는, 유이가 입은 배꼽티 사이로 드러난 박정민의 뱃살에 대해서도 "일부러 잡은 것이 아니라, 아이의 높이에 맞추다 보니까 의도한 것이 아닌데도 자꾸 같이 잡혔다"고 웃으면서 "배우에게는 미안했지만, 저는 그 뱃살이 정말 좋았어요. 그래서 굳이 CG로 지운다거나 하지 않았었죠"라고 전했다.

또 "유이라는 캐릭터에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면서 "태국 촬영 때도 현지 사람들이 같이 밥을 먹거나 하면서 정민 씨를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더라고요. 낯설지 않게 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라고 덧붙이며 다시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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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의 애드리브로 더욱 풍성해졌던 현장 이야기도 전했다. 홍원찬 감독은 "유이의 첫 등장 때, 유이가 인남의 인상이 좋지 않다고 말하는 대사가 있는데 그것은 정민 씨가 애드리브를 한 부분이다"라며 칭찬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 샷은 카메라를 놓고 한 호흡으로 세 인물을 쭉 보여주고 있거든요. 유이가 걸어 들어와서 가운데 서고, 양 쪽에 인물들이 있는 상태인데 저도 '여기서 인물들이 어떻게 할까' 지켜보는 심정으로 찍은 것이죠. 그 신의 메인은 정민 씨잖아요. 공연 장면을 찍고 대사 신은 처음이었는데, '지켜보자'는 심정으로 컷을 나누지 않고 본 것이었어요. 저는 '이런 상황이다'라고 지문과 대사를 표현해준 것 밖에는 없죠. 그런데 중간에 애드리브 같은 추임새를 잘 넣어주더라고요. 유이의 동선 같은 재미있는 타이밍도, 정민 씨가 본인의 리듬에 따라서 만든 것이고요."

"아시겠지만, 태도가 좋고 예의도 바르죠"라며 말을 이은 홍원찬 감독은 '오피스' 당시의 에피소드를 꺼내놓으며 관객들에게 믿음을 주는 배우로 성장하고 있는 박정민의 활약에 뿌듯함을 드러냈다.

"'오피스'를 찍을 때 저는 입봉 감독이었잖아요. 촬영을 하면서 회차를 넘기거나 한 적이 없는데, 그 당시 딱 하루 늦어져서 나름대로 현장에서 뭔가 스트레스를 받았던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 때 정민 씨가 제 옆으로 살짝 오더니, '감독님 힘드시죠' 이러면서 또 슬쩍 가더라고요.(웃음) 제게는 첫 작품이었고 정민 씨와도 첫 만남이었는데 그 말이 굉장히 고마웠고, 또 인상적이었어요. '오피스' 때 연기를 정말 잘해줘서 눈여겨보는 친구였는데, 이후에 더 잘 되는 모습을 보니까 기분이 좋더라고요. 제가 많이 좋아해요.(웃음)"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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