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1 (토)

이슈 2020 미국 대선

“바이든 테마주?”… 美 대선 앞두고 韓 풍산 웃는 이유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올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국내 종합 탄약 생산 기업인 풍산(103140)이 수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력 후보인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강한 총기 규제론자인 탓에 미국에서 총기·탄약 사재기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풍산을 이끄는 류진 회장은 공화당 쪽 인맥이 두텁지만, 최소한 일시적으로는 바이든 효과를 누리고 있다. 풍산이 ‘바이든 테마주’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공격용 총기 판매 규제를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미국에선 총기류 사재기 현상이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미국에선 총기류를 구매하기 위해선 총기 관련 범죄 전력이 있는지 신원조회를 받아야 하는데, 지난 7월 기준 신원조회 건수는 작년 대비 79.2% 늘어난 363만건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총기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뜻이다.

조선비즈

그래픽=박길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5~7%p 앞서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총기 수요를 더 자극하는 모양새다. 앞서 2016년 대선 직전에도 총기 규제를 주장했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당선이 전망됨에 따라 한차례 총기류 사재기 현상이 벌어진 바 있다.

자연스레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탄약의 양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1월 160만달러에 달하던 탄약 수출액은 지난 7월 1432만달러까지 늘었고, 같은 기간 수출량도 161톤에서 1117톤으로 늘었다. 올해 7월 대미 탄약 수출액은 작년 7월 대비 1000% 폭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월 누적 수출금액은 5182만달러로 지난해보다 862.8% 늘었다. 금융업계에선 총기 사재기 움직임이 11월 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일명 ‘총알의 왕국’으로 불리는 풍산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풍산은 5.56㎜ 소구경탄부터 155㎜ 곡사포탄까지 각종 탄약류를 생산하며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방산 사업 부문이 차지한다. 풍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산 사업 부문 매출액은 281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8.65% 증가했다. 수출 부문 매출 역시 지난해 대비 24% 늘어난 82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 설립한 미국 법인 ‘PMC’를 통해 현지 시장에 탄약을 유통하며 시장 점유율도 키워나가고 있다.

조선비즈

풍산의 미국 판매 법인 PMC 탄약. /PMC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울러 지난 6월부터 중동 지역에 탄약 수출을 시작하면서 방산 부문 매출액은 추가 확대될 전망이다. 풍산은 지난 4월 중동지역 한 업체와 957억원 규모의 구경50 기관총탄 3개 탄종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전기동’ 값 상승도 호재다. 전기동은 전선과 배선에 사용되는 정련 구리로, 풍산의 주력 상품인 신동(伸銅)의 원자재다. 올 상반기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남미 지역의 구리 생산이 축소된 가운데, 대규모 인프라 건설에 나선 중국의 구리 수요가 크게 늘면서 값이 크게 뛴 것이다. 지난 24일(현지 시각) 기준 전기동 가격은 1톤당 6536달러로 지난 5개월 동안 약 41% 상승했다. 풍산은 제품 가공을 위해 구리 재고를 쌓아두는데 구릿값이 오를 경우 재고평가익이 증가해 영업이익으로 반영된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탄약의 증가는 풍산의 수혜로 이어질 것"이라며 "지난 6월부터 중동지역으로 소구경 탄약 수출이 시작됐고, 남미 지역의 공급 차질로 전기동 가격이 상승하면서 하반기 전 사업부 실적의 뚜렷한 개선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김우영 기자(young@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