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쟁이' 트럼프-'대중 강경파' 바이든 둘 다 문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9.6.29/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포토공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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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미중 관계가 수십년래 최악으로 나빠졌기에 중국이 새 대통령으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선호할 것이라는 주장이 많지만 현실은 이보다 더 복잡하다고 CNN이 25일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바이든을 선호하지만 장기적으로 중국의 힘을 규제하는 데는 바이든이 더 강경할 것으로 보는 등 중국 지도부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간 트럼프 행정부는 다양한 대중 강경정책을 펼쳐왔다. 특히 지난달 미 정보당국 최고위 간부인 윌리엄 에바니아가 "중국은 트럼프가 대선에서 지는 것을 원할 것"이라고 말한 후 중국 지도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을 선호할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하다고 보고 있다.
◇ 중국 소셜미디어 "트럼프가 우리 떠받치고 있다" : 실제로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도리어 중국을 떠받치고 있는 존재라고 조롱하는 글들이 많다. 중국이 보기에 트럼프가 이끄는 동안 미국과 동맹국들간 관계는 악화되고 국제적 명성도 쇠퇴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치하에서 국제적 힘이 더욱 강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 탈퇴를 선언한 뒤 시 주석은 중국이 2년간 20억달러를 지원해 전 세계적인 유행병 대응을 돕겠다고 밝혀 존재감을 높였다.
하지만 미국의 독선적인 모습이 똑같이 중국에게도 발견된다. 중국은 홍콩, 대만, 남중국해 분쟁에서 더욱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전 셔크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중국이 경제력을 이용해 자신들의 노선을 지지하도록 강요함으로써 아시아에서 많은 친구를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바이든 정권이 들어서면 아시아에서 더 강한 연합을 구축하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 "바이든 대통령 되면 반중국 동맹 강화할 것" : 중국 전문가들은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WHO를 포함한 다자간 기구에서의 미국의 존재감을 회복하는 한편 무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사동맹을 강화하며 중국을 압박할 것이라고 본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주 민주당 전당대회의 후보 제의 수락연설에서 중국을 한 번밖에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약하게 군다고 거듭 비난해왔다. 또 그는 시 주석을 '깡패'라고 불렀다.
민주당의 92쪽짜리 당론개요는 민주당의 향후 보건, 기후변화, 경제 등 정책을 요약했는데 중국에 맞서기 위한 방안,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 등등으로 중국이 22차례 언급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자료사진)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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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기적으론 바이든, 장기적으론 트럼프 선호 : 전문가들은 하지만 바이든이 중국에 더욱 강경할 것을 알면서도 '예측불가능성'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보다 그를 중국이 더 선호할 것이라고 보았다. 예전 소련과도 가능했던 소통과 위기 예방이 트럼프 정부와 중국 사이에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반영하듯 중국 관영매체들은 바이든을 일을 부드럽게 처리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스무더'(smoother)라고 부르고, 나중에 대화의 기회가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국 중국에 대한 영향을 단기적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장기적으로 볼 것인가가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급속한 관계 악화를 바이든이 주춤하게 만들 수있다는 면에서 단기적으로는 바이든이 좋지만, 그가 결국 반중국 연합을 구축할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트럼프가 낫다는 것이다. 이는 역으로는 어떤 선택도 결국 중국에 좋지 않다는 것이 되어 중국 지도부의 딜레마가 깊어지고 있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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