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제주·인천 등 여객선도 운행 중단
최대 순간풍속 60m·일부지역 300㎜ 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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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강 수준의 강풍을 동반한 제8호 태풍 ‘바비’가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전국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바비의 영향으로 26일 오전 전국 주요 공항에서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되고 부산과 인천 등에서 항만 운영이 중단됐다. 기상청은 바비가 역대 1위 위력을 기록한 지난 2003년 제14호 태풍 ‘매미’의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기상청은 바비가 중심기압 940hPa 안팎의 ‘매우 강’ 강도의 태풍으로 발달해 오후께 제주도 서쪽 해상을 지났다고 밝혔다. 이날 밤부터 27일 새벽에는 서해상을 따라 북상하겠다고 예보했다. 우리나라가 태풍의 위험반원인 우측에 위치하고 강풍 반경도 300㎞를 넘어가면서 전국적으로 피해가 잇따랐다. 앞서 기상청은 바비가 정오쯤 ‘매우 강’ 강도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보다 3시간이 앞당겨졌다.
서해상을 경유한 태풍 중 바비는 ‘역대급’ 강풍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3년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매미의 하루 최대풍속은 초속 51.1m, 최대 순간풍속은 초속 60m였다. 바비의 경우 제주도와 서해안은 최대 순간풍속 시속 144~216㎞(초속 40∼60m), 그 밖의 서쪽 지역(서울·경기도, 충청도, 전라도)과 경남에서는 최대 순간풍속 시속 126㎞(초속 35m)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람의 세기가 초속 35m면 기차가 탈선할 수 있고 40m 이상이면 사람은 물론 큰 바위도 날려버리거나 달리는 차까지 뒤집어놓는 수준이다. 초속 50m 이상이면 바람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재난이 가능하다.
기상청은 “강한 비보다 강한 바람에 더 주의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날 가장 먼저 태풍을 접한 제주도의 경우 시간당 20~30㎜의 폭우에 초속 10~20m의 강풍까지 더해지면서 가로수가 꺾이고 가게 간판이 떨어지거나 유리창이 깨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올해 7~8월 역대 최장의 장마로 지반이 많이 약해진 상태에서 태풍까지 겹친 터라 추가 산사태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날 김포공항·제주공항·김해공항·울산공항·여수공항 등에서 100여편의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됐다. 부산항 컨테이너터미널 운영도 모두 중지됐고 소형선 600여척이 피항했다. 인천과 도서지역을 잇는 12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도 전면 통제됐다.
서울의 경우 수도권은 아침 출근 시기와 겹쳐 체감 정도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태풍이 지나는 동안 공사장·전신주 주변이나 상습 침수지역, 산사태 위험지역 등 위험지역은 사전에 안전조치를 하고 접근을 피해야 한다. 서울시는 공유자전거 ‘따릉이’의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
바비가 수도권에 가장 가까워지는 시점은 27일 오전4∼5시께다. 이후 오전5∼6시께 북한 황해도에 상륙한 뒤 서서히 소멸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강수량은 이날부터 27일까지 전라도와 제주도, 지리산 부근에서 100∼300㎜, 경북 서부내륙과 경남 남해안에 최대 150㎜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으로는 30~100㎜의 많은 비가 내리겠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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