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명 운집 백악관 사우스론서 사라진 마스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잔디밭인 사우스론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오는 11월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기회가 주어지면 미국의 위대함은 파괴될 것이라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이날 백악관 사우스론에 모인 1500여명의 지지자들 앞에서 대통령 후보직을 수락한 뒤 “조 바이든은 미국 영혼의 구세주가 아니다. 그는 미국 일자리의 파괴자”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후보를 ‘사회주의의 트로이 목마’라고 부르며 이념 공세를 거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0분 연설에서 바이든 후보의 이름을 41번 부르며 맹비난했다. 바이든 후보는 1주일 전 25분간 연설 도중 트럼프 대통령을 호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이 ‘어메리칸 드림’을 구할지, 아니면 사회주의자의 어젠다가 우리의 소중한 운명을 파괴하도록 할 것인를 결정할 것”이라며 “바이든의 어젠다는 ‘메이드 인 차이나’이고 내 어젠다는 ‘메이드 인 USA’”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우리가 미국의 생활방식을 지켜낼지, 아니면 급진적 운동이 이를 완전히 해체하고 파괴하도록 할지 결정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우리나라를 파괴하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어떻게 우리나라를 이끌어달라고 요청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후보 수락 연설이 진행될 워싱턴 백악관 사우스론(잔디밭)에 트럼프의 자녀 등 가족이 도착해 있다. 왼쪽부터 트럼프의 둘째 며느리 라라 트럼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 차남 에릭 트럼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차녀 티파니 트럼프. 워싱턴 AP=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 초기에 중국발 여행객의 입국을 금지한 것을 언급하고 “바이든은 이를 ‘신경질적’이고 ‘외국인 혐오적’이라고 했다”면서 “만약 바이든의 말을 들었다면 더 많은 미국인이 죽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이 올해 안에, 어쩌면 그보다 더 빨리 나올 수 있다”면서 “바이러스를 물리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지면서 촉발된 인종차별 확산 문제와 관련해 노예 해방을 이뤄낸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을 거론하고 “나는 어떤 대통령보다 흑인에게 더 많은 일을 해줬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이 47년간 흑인들에게 해준 것보다 지난 3년여동안 더 많은 것을 해줬다”며 “‘중국 바이러스’가 유입되기 전까지 흑인과 히스패닉, 아시아계 미국인의 실업률은 그 어느 때보다 좋았다(낮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는 11월3일 우리는 미국을 더 안전하게, 더 강력하게, 더 자랑스럽게, 그리고 이전 어느 때보다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며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지지연설에서 “민주당 시장이 뉴욕을 다시 위험한 곳으로 만들었다”며 “바이든은 미국을 더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맏딸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은 “아버지는 강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워싱턴이 트럼프를 바꾼 게 아니라 트럼프가 워싱턴을 변화시켰다”고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뒤 “미국 백악관에서는 이런 전사가 4년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후보 수락연설 행사가 열린 워싱턴 백악관 사우스론(잔디밭)이 지지자들로 가득 차 있다. 이날 행사 참석자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았다.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사우스론에 모인 지지자 1500여명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의자가 놓인 공간은 몸이 닿을 정도로 좁았다. 악수하고 포옹하는 장면도 전파를 탔다. 대부분은 코로나19 검사없이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도 쓰지 않은 청중들 앞에서 코로나19 초기 대응을 방어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는 이곳(백악관 사우스론)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고 지적했다. 공화당은 이날 참석자들에게 ‘사우스론에서는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쓰지 않아도 된다’고 안내했다고 한다.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8만명을 넘어섰다.
이날 연설은 초강력 허리케인 ‘로라’가 미국 남부를 덮친 상황에서 이뤄졌다. 백악관 인근에서는 인종차별 항의 시위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방해하는 콘서트가 열렸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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