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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머니게임' 공모주 시장 손본다…소액 투자자 기회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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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투자자 물량 중 절반은 소액우대 검토·복수계좌 금지

연합뉴스

SK바이오팜 상장 첫 날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정부가 '개미' 투자자의 기업공개(IPO) 공모주 투자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소액 청약자를 우대하고 복수계좌를 금지하는 등의 제도 개선을 모색한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 IPO 대어(大魚)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공모주 시장의 과실이 고액 자산가와 기관 투자자에게만 돌아가게 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협회는 기업공개 절차 등을 규율하는 업계 자율규제인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일반 청약자 물량으로 배정되는 공모주 약 20% 가운데 10% 정도는 소액청약자를 우대하거나 추첨제로 배정해 청약증거금을 적게 낸 개인도 공모주를 살 수 있게끔 하는 것이 골자다.

'슈퍼개미'에게 쏠린 기회를 일반 개미들에게도 나눠주자는 것이다.

지금은 공모주의 20% 이상을 일반 청약자에게 배정하되 그 물량 안에서는 각자 배정 방식을 정하게 돼 있다. 통상 청약증거금을 많이 낼수록 공모주를 많이 받는 구조다.

SK바이오팜의 경우 1억원을 증거금으로 내면 통합 경쟁률(323.02대 1) 기준으로 약 12주 정도를 배정받을 수 있었다. 주당 4만9천원씩 약 58만8천원치만 살 수 있었던 셈이다.

금융당국은 홍콩과 싱가포르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해 증권사를 달리하는 복수 계좌 청약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여유자금이 많은 개인 투자자가 여러 주관사에 동시에 청약을 넣어 공모주를 배당받는 것을 막고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에게 기회가 골고루 돌아가도록 하는 방안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재작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과 싱가포르는 복수계좌 청약 금지를 전제로 소액청약자 우대방식과 추첨방식 등을 운용 중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7일 증권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수요 예측 참여 유도를 위해 기관들에 일정 물량을 우선 배정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청약증거금을 많이 내는 사람이 많은 물량을 배정받는 현행 개인 투자자 간 배정 방식은 고액 자산가일수록 유리하기에 개선이 필요하다"며 제도 개선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양한 방안이 있을 수 있고 지금 구체적인 안이 정해진 상황은 아니다"라며 "업계 의견을 수렴해 실현 가능한 자율규제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그래픽] SK바이오팜 상장일 주요 기록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힌 SK바이오팜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첫날인 지난달 2일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로 치솟았다. jin34@yna.co.kr



한편 금융위는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주식 매수대금을 빌릴 때 적용되는 신용융자 금리를 합리화, 투명화하기 위해 조달비용지수를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은행권의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처럼 증권사들이 자금을 조달할 때 드는 평균 비용을 객관적인 지표로 만들어 조달금리에 반영하고, 증권사별 상황과 차입자의 신용도에 따라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 등을 고려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모범규준에 명시된 조달금리와 가산금리 산정기준을 더 구체화하는 것이다.

이 경우 RP(환매조건부채권)나 한국증권금융, 콜 차입 등을 통한 각 증권사의 자금 조달 비용이 지표를 구성하는 기초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증권사별 입장을 듣고 협의해봐야 한다"며 "증권업계와의 태스크포스(TF) 논의를 통해 가능하면 9월 안에 개선안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전체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18일 기준 16조원을 넘어섰다. 주가 상승을 기대한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16일 이후 기준금리를 1.25%에서 0.5%까지 금리를 0.75%포인트 내렸지만 이에 맞춰 신용융자 이자율을 낮춘 증권사는 전체 28개사 중 5개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momen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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