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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공위성과 우주탐사

정밀의학·인공위성·디스플레이 ‘비상의 날개’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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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편집자주] 2020년은 우리나라 대학의 기초연구를 책임져온 ‘선도연구센터’ 제도가 도입된 지 30년째 되는 해다. 지금은 100억 원대 대형 R&D(연구·개발) 프로젝트들이 많지만, 선도연구센터가 시작된 1990년 무렵 대학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한 선도연구센터는 장기간 안정적으로 대학 내 기초연구를 지원한 우리나라 최초의 연구지원사업으로 우주·바이오·소재·부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경쟁력을 높이는 토대가 됐다. 선도연구센터의 현황과 미래를 점검해봤다.

[선도연구센터 30년, 대학연구 미래를 깨우다-③]센터 우수연구성과 창업으로 꽃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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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신약, 중소형 인공위성, 초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미백·항노화 화장품 등이 ‘뜨는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산업이 일찍 봉우리를 터뜨려 만개할 수 있었던 데는 선도연구센터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1차관은 “선도연구센터 연구로 창출된 우수 연구성과가 새로운 지식창출 뿐만 아니라 민간 기술창업의 뿌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0년간 선도연구센터를 통해 배출된 벤처기업들이 유망 바이오 산업부터 소재·생산공정 뿌리산업 등 각 분야별로 고르게 포진됐다.

◇마크로젠, 코로나 진단키트 수출 및 유방암 진단키트 개발 ‘눈앞’=과기정통부와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바이오 1세대 기업인 마크로젠은 1997년 암연구센터 세부과제 책임자이던 서정선 서울대 교수가 설립했다. 최근 코로나19(COVID-19) 진단키트로 유럽 체외진단시약 인증(CE-IVD)을 획득해 주목을 받고 있다. 독자 개발한 유방암 진단키트 출시도 앞두고 있다. 이는 유방암의 원인 유전자 브라카(BRCA)1과 BRCA2를 해독할 수 있는 진단 시약이다. 할리우드 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BRCA1·BRCA2 검사를 통해 본인이 앞으로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라는 예후·예측이 나오자 유방 절제술을 미리 받고 유방암 발병률을 5%로 줄인 사실이 알려지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신 의료기술분야다. 마크로젠은 무엇보다 의료 정보와 인간 유전체 정보가 통합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질병을 예측·진단·치료하는 ‘정밀의학’ 분야에 선두주자로 꼽힌다. 2009년 세계 처음으로 북방계 아시아인 유전체 분석 결과로 한국인의 전장 유전체를 분석했고, 2016년에는 아시아인 표준 유전체를 구축했다. 또 올해는 한국인 유전체 100만명의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2000년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시가총액은 3629억원에 달한다.

◇쎄트렉아이, 1세대·유일 우주개발 기업…해외로 시장 확대=카이스트(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연구원들이 1999년 설립한 쎄트렉아이는 우주개발 1세대 기업으로 한국의 위성산업 경쟁력을 책임지고 있다. 소형 인공위성시스템과 중소형 위성에 적합한 전자광학 탑재체·부품을 개발·제조하는 기업이다. 주로 0.3~1m급 영상을 촬영하는 고해상도 위성시스템과 넓은 면적을 동시에 촬영하는 중해상도 위성시스템을 제작·공급한다. 해외 수출도 하고 있다. 쎄트랙아이 관계자는 “우리가 개발한 소형위성은 카메라 해상도 측면에서 대형위성과 큰 차이가 없는 데다 가격도 2억 달러(약 2370억원) 가량 저렴하고 무게도 절반 수준인 650kg급으로 가벼워 판매 경쟁력을 갖췄다”며 해외 수주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야스, OLED 증착 기술로 초대형 디스플레이 시장 선도=초미세표면과학연구센터 부소장을 맡았던 정광호 연세대 교수는 2002년 ‘야스’를 설립했다. OLED 증착 장비 개발 및 제조를 목적으로 창업한 회사다. 정 박사는 유체역학을 활용해 유기물 사용 효율을 끌어올리는 증착원 구조를 개발했다. 이후 LG디스플레이를 주요 거래처로 확보하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주력 제품은 대형 OLED TV용 증착 시스템이다. OLED 디스플레이를 제작하려면 진공상태에서 유기물질을 증발시켜 유리기판에 입히는 증착 공정을 거쳐야 하는데, 야스가 세계 최초로 OLED 8세대(2200×2500㎜) 급에서 사용할 수 있는 OLED 증착기와 증발원 양산에 성공했다. 정광호 대표는 “앞으로 8세대에 이어 10.5세대 초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선도적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제품 다각화를 통해 국내외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세계적 OLED 증착장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웰스킨, ‘인공피부’로 K뷰티 붐 잇는다=지능형생체계면공학연구센터 세부과제 책임자로 일했던 박경찬 서울대 교수는 2000년 ‘웰스킨’을 설립했다. 박 교수가 서울대 의과대학 피부과학교실 교수진을 주축으로 설립한 화장품 전문연구기업이다. 동충하초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포함한 항염 조성물에 관한 연구를 비롯해 세계 최초로 미백성분의 하나인 루시놀, 테레인 등을 발견해 화장품과 접목시키는 등 자연 친화적 신물질 개발 연구를 이끌었다. 이를 통해 자극 없는 제품은 물론 우리나라 사람의 피부에 가장 적합한 제품을 내놨다. 피부과학 영역의 첨단 분야인 인공피부, 미백·항노화 연구 등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를테면 최근 서울대 의과대학과 함께 표피와 진피로 이뤄진 사람의 피부를 대체할 수 있는 인공피부를 공동 개발했다. 사람의 피부조직에서 표피세포를 떼어낸 다음 시험관에서 특수기술로 배양,인공표피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 인공표피에 죽은 사람의 피부에서 분리한 진피를 결합해 인간 피부와 똑같이진피·표피로 구성된 인공피부를 개발,면역력을 제거한 누드 생쥐에 성공적으로 이식했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 콜라겐 성분으로 인공진피를 만든 적 있지만 표피세포로 구성된 인공피부를 개발해 동물 이식 실험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웰스킨측은 설명했다.

◇제넥신, 자궁경부전암·B형 간염·에이즈 치료백신 개발=제넥신은 포항공대 생명공학센터 센터장을 지낸 성영철 회장이 1999년 설립한 생명공학기업이다. 최근 영국에서 진행된 코로나19 중증환자 대상 임상에서 자체 개발한 ‘인터루킨-7’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죽이는 T세포 수를 올리면서 사이토카인 폭풍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제넥신은 면역 치료 약물 및 차세대 항체융합단백질 연구 개발과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궁경부암 직전 단계인 자궁경부전암을 대상으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DNA 치료백신을 개발해 임상 실험을 진행 중이다. 에이즈(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B형간염바이러스(HBV)의 DNA 치료백신 개발 관련 경험과 노하우도 보유하고 있다. 성 대표는 지난 19일 부인 이옥희씨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신종전염병에 대비한 융합연구 인재를 양성해 달라며 포항공대에 100억 원을 기부해 잔잔한 감동을 줬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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