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조선 ‘빅3’가 있는 울산과 거제 지역에서 연쇄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009540)이 자리한 울산지역에서는 이달에만 3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 6월(3명), 7월(4명)에 비해 9~10배 많은 수다.
영도 수리조선소에서 구급차에 올라타는 러시아 선원. /연합뉴스 |
대우조선해양(042660)과 삼성중공업(010140)이 있는 거제지역에서도 한 달 동안 23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는 1~7월 누적확진자수(18명)보다 많은 수준이다. 일일 확진자가 8명으로 늘고, 깜깜이 확진자도 이어지고 있어 N차 감염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자 지방자치단체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거제시는 지난 30일부터 ‘3단계에 준하는 강력한 방역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10인 이상 모임 금지 △음식점, 제과점 오후 9시 이후 운영 금지 △커피전문점 이용 시 포장 등 수도권만큼 강력한 조치를 시행하겠다는 설명이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전날 "지난 7개월과 코로나19와 잘 싸워왔으나, 지금의 상황은 너무나도 위태롭다"며 "지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지 못한다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울산광역시도 오는 9월 1일부터 ‘개인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긴급행정조치’를 시행한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코로나19 검사비와 치료비를 구상 청구한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이날 "향후 발생 추이에 따라 언제든 ‘강화된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만 명의 노동자가 근무하는 조선소들도 잇따라 방역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9일 사내 지침을 내고 △실내외 마스크 의무 사용 △서울-옥포 교차출장 금지 △사내외 집합교육 연기 △사내 체력단련장 운영중단 △부서단위 행사 금지 등을 강조했다.
현대중공업도 오는 4일까지 사무직, 연구직, 일부 생산직을 대상으로 출근 시간을 오전 7~10시까지로 변경하는 시차출퇴근제를 재시행하기로 했다. 식사 시간도 30분 늘려 이용자를 분산한다. 불필요한 국내 출장·대면 행사·회식 금지, 고위험시설 방문 자제 등도 공지한 상황이다.
부산광역시 영도에 위치한 중소형 조선소들도 코로나19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앞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방역을 진행했다. 한진중공업은 당시 1600명을 전수 조사하고 밀접 접촉자 수십명을 격리했다. 대선조선도 마스크 착용 상태 확인, 식사 시간 자리 배치 조정, 퇴근 후 소독 등을 진행한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될 경우 조선소들의 수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상반기 국내 조선소의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한 118만CGT에 그쳤다. LNG서, 탱커, 컨테이너선, 벌크선 등 모든 선종의 수주가 줄었다.
한 중형 조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발주를 하려는 선사가 줄었다"며 "문의가 오더라도 해외 선주와 왕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더이상 진행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국책은행의 관리를 받는 대선조선, 한진중공업의 매각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코로나19가 심화될 경우 해외 인수후보는 실사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진중공업과 대선조선의 실적이 회복돼 M&A시장에 나왔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실사가 어려운 데다 신규수주가 줄어들어 매각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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