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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아베 사퇴하니 내각 지지율 55% 급등 …”아베 마음은 스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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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달 대비 12%P 올라 '기현상'

자민당 내 60%가 스가 장관 지지

"영향력 잃고싶지 않은 아베 의중"

퇴임을 앞두고 지지율이 오른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난 주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힌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과 30일 여론조사를 실시했더니,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55%로, 지난달 조사 때보다 12%포인트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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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의사를 밝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31일 관저로 출근하며 기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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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2019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지지율 수준으로, 지난 20년간 역대 정권 종반부의 여론조사와 비교하더라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내각 지지율이 오른 것은, 차기 내각에 대한 기대와 7년 8개월에 걸친 아베 내각의 장기 집권에 따른 피로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약 88%가 “아베 총리의 사임은 타당했다”고 답했다.

아베 총리는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접하고 반겼다고 한다. 요미우리 신문은 아베 총리가 “깜짝 놀랐다. 이런 일도 있구나”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퇴임 시점에 정권 최악의 지지율을 남기고 떠난 대부분의 역대 총리들과 달리 좋은 성적표를 남기게 된 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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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지난 2016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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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후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선 당내 주요 파벌들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엔 아베 총리의 의중이 적잖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97명)와 아소파(56명), 니카이파(47명)가 스가 장관을 지지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자민당 의원의 약 60%가 스가 관방장관으로 지지를 모아주고 있는 상황이다. 닛케이는 “아베 총리의 의향이 반영된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아베 총리로부터 ‘선양(禅譲·자리를 물려줌)’을 기대했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은 지난달 30일 아소 다로(麻生太郎) 부총리에게 지지를 요청했으나 “총리와 보조를 맞춘다는 게 우리 파벌의 방침”이라면서 사실상 지지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곧바로 다음 날 아베 총리를 만난 기시다는 약 20분에 걸친 ‘구애 작전’에도 “내 입장에서 특정 이름을 거론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답만 듣고 돌아왔다. 아베 총리가 사실상 스가를 지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기시다 주변에선 “사다리를 걷어차인 꼴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일찌감치 ‘스가 총리’ 구도 만들기에 나선 건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이다. 자민당 내 4번째 규모의 니카이파를 이끌고 있는 니카이는 아베 총리가 사퇴한 바로 다음 날 스가 장관을 찾아가 “입후보를 하면 지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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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떠오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1일 관저로 출근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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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는 “총리의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어서, 아베 정권의 정책 대부분을 승계할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아베 정권을 보좌해온 각 파벌이나 총리 입장에선, 7년 8개월간 구축해온 영향력을 잃고 싶지 않아 한다”면서 “현 정권을 승계할 인물이 포스트 아베가 되면 이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스가 장관은 이르면 2일 정식으로 자민당 총재선거 출마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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